"캥거루 땅 향하는 국내 바이오"…임상 세제혜택·인프라 선호
2022.04.13 13:33
수정 : 2022.04.13 13:33기사원문
국내 제약바이오, 호주서 임상 활발
법인 세운 기업도 다수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임상시험 국가로 호주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 아이엔테라퓨틱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아이씨엠, 아이진, 올리패스, 에이비온, 나이벡, 파멥신, 고바이오랩, 애스톤사이언스, 온코크로스 등이 현재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에 법인을 세운 바이오 기업들도 있다.
뷰티브랜드 토니모리 신약개발 자회사 에이투젠은 최근 호주 시드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살아있는 미생물 기반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및 헬스케어 소재를 연구하는 에이투젠은 호주법인을 통해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인 엔테로바이옴은 작년 호주 현지 법인 ‘엔테로바이옴 오스트레일리아’를 설립했으며, 유한양행은 앞서 2019년 호주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호주 정부의 연구개발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임상연구에 대한 높은 인지도 등으로 최근 몇 년 새 호주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2021년 호주 제약산업 정보’ 자료에 따르면, ▲제약산업에 대한 호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예산 투자 ▲투명한 연구, 윤리 규정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생명과학연구에 협조적인 호주 시민 ▲강력한 품질 규제, 우수한 임상 시험 시스템, 확실한IP 보호권 등 국제적 인지도 확보 ▲연구 활동에 대한 세제 혜택, 성숙한 바이오 인프라 구축으로 현지·해외 기업 간 교류 증대 ▲글로벌 기업을 위한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기타 신약 개발 실험실과 생산 공장으로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 확대 등이 호주 진출 시 강점과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호주는 2011년부터 임상 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R&D 지출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연매출에 따라 최대 38.5% 또는 43.5%의 세금을 환급해 주는데, 이는 미국과 비교하면 28~60% 가량 차이가 난다.
또 호주는 전 세계 인구의 0.3%에 불과하지만 세계 전체 의약품의 2.7% 공급하는 등 제약기술이 발달해 국가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 호주 제약산업은 R&D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 있으며 타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한 임상시험 환경과 높은 임상시험의 질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018년 발간한 ‘호주 바이오제약 산업 특징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호주에서 수행된 연구의 데이터 결과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호주는 초기 임상시험을 위한 생태계가 잘 정비돼 있으며, 호주의 독자적 의료 연구기관인 바이오뱅크가 50개 넘게 있다. 바이오뱅크 대부분은 대학교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고 대학병원과의 교류를 통해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강지선 멜버른무역관은 “호주 정부는 R&D 세제 혜택을 제공해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호주 무역대표부 ‘Austrade’에서 양국 제약기업 간 교류 확대 및 신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에서 첨단 바이오 의약품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우리나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상호 협력 분야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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