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노끈으로 꽁꽁, 발은 뒤로 꺾어 결박…꽃밭에 버려진 강아지 공분

      2022.04.14 11:29   수정 : 2022.04.14 14:31기사원문
제주도에서 한 강아지가 노끈과 테이프로 입이 묶인 채 발견됐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 강아지는 앞발도 뒤로 꺾인 상태로 묶여있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주도의 한 유채꽃밭에서 입, 발이 노끈과 테이프로 꽁꽁 묶인 강아지가 발견돼 공분을 사고 있다.



제주도에서 유기견 자원봉사를 하는 A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날 목격한 끔찍한 사건을 공유했다.

글에 따르면, 이날 A씨는 기쁜 마음으로 보호소(쉼터)를 찾았다가 한 강아지를 발견했다.
이 강아지의 입안에는 혀가 말려있었고, 노끈과 테이프로 입을 세게 묶어 입 주변에 상처와 진물이 나 있었다.

또 두 발을 아주 꽉 묶어 움직일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A씨는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였다.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길에 이 착한 아이를 던져놨다"고 분노했다.

이어 "급한 대로 펜치를 찾아 묶여있던 끈을 풀어주니 시체처럼 두 다리가 힘없이 툭 떨어졌다"며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안고 빈 견사에 눕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견되지 않았다면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아이"라며 "한쪽에서는 누구라도 도우려고, 살리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이 상황들이 정말 지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A씨의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같은 날 해당 강아지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진 보호소 측은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전했다.

보호소는 "보호소 앞에 입이 묶이고 앞다리가 뒤로 꺾인 채 묶여있는 아이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버려진 아이인 줄 알았으나 병원 확인 결과 등록칩이 있었고, 그 정보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우리 보호소 측 아이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정하건대 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됐고, 그 아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아이를 그 지경으로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놓고 간 것 같다"며 "보호소 앞에 아이를 그렇게 해놓고 갔다는 건 그 아이가 보호소 아이라는 걸 아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보호소에 CCTV가 없어 설치하려던 중 발생한 사건으로, 범인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렸다.

병원 진료 결과, 이 강아지가 묶여있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네 발로 잘 서 있으며, 어깨 쪽에 힘을 가해도 잘 버티는 것으로 보아 뼈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입 주변은 상처가 있어 주사를 맞고 약을 타왔으며, 상태를 지켜본 후 오는 16일 병원에 재방문할 예정이다.


보호소는 "아이는 긴급으로 구한 임시보호처에 있으며, 서둘러 임시보호처를 구할 계획"이라며 "아이에게는 쉴 시간이 필요한 듯 보인다. 아이의 안정이 먼저라고 생각돼 잘 회복될 수 있도록 돌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 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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