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원료 국산화, 공정기술 확보 위해 민관학 힘합쳐야"
2022.04.14 18:15
수정 : 2022.04.14 18: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14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식품포럼에서 류기형 공주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대체육 원료 확보가 향후 전 세계 대체육 시장점유율 확대의 키워드라고 진단했다. 대체육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대체육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를 자급하지 못하고 수입에만 기댄다면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97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육류 수요를 공급이 쫓아갈 수 없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금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육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축산업 규모를 키울 경우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물 부족 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대체육에 대한 논의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류 교수는 "국산 대체육의 국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원료에 대한 고민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체육 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콩·밀의 국내 수확량이 대체육 시장점유율이 높은 국가들에 비해 한참 뒤처지고 있는 만큼 논의가 더욱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은 대체육 소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최근엔 완두 등의 소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육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 없다시피한 데다 식물성 단백질 추출시설도 부족해 원료의 다양화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차세대 대체육 원료의 대안으로 류 교수는 곡류와 곤충 등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 수확량이 많은 쌀을 기반으로 한 곡류 기반의 단백질을 대체육 제조과정에 추가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 교수는 "식물성 대체육 세계 시장은 2027년 35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리나라는 쌀과 콩, 해조와 곤충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대체육 원료를 마련하고 특장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원료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공정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제아무리 좋은 원료를 활용하더라도 고기의 식감을 재현하지 못하거나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 교수의 대학 연구팀은 대체육을 제조하는 압출성형기를 자체 설계해 지속적으로 공정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류 교수는 "현재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쇄육으로 많이 활용되는 '건식 대체육'인데 장기적으로는 '습식 대체육'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식 대체육에 비해 제조공정도 복잡하고 유통·보관도 어렵지만 식감이나 맛, 활용도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고수분 대체육을 돼지고기나 닭가슴살과 비교해본 결과 일반 육류와 굉장히 유사한 조직구조를 보였다. 대체육이 함유한 수분을 늘릴 경우 일반 고기와 유사한 질감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류 교수는 원료 확보와 공정기술 마련은 모두 정부와 산업체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대체육 시장은 재료를 모두 수입하다보니 해외 업체들에 종속돼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뛰어난 대체육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관련 기관과 업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조지민 팀장 이정은 차장 최재성 김주영 노유정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