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라도 나타났으면…8년이 흘렀는데도 매일 보고싶죠"
2022.04.16 18:52
수정 : 2022.04.16 18:52기사원문
(진도=뉴스1) 김동수 기자 = "8년이 아니라 80년이 흘러도 자식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만난 고 오준영 군 아빠 오홍진씨(62)는 아들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지금도 매일 보고싶다"며 "그리움이 쌓이다 못해 꿈에서라도 좀 나타나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오히려 그리움이 배가 되고 있다"며 "부모보다 먼저간 자식을 어떻게 잊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오준영 군은 어떤 아이였냐는 질문에 오씨는 한참을 고민하다 "괜찮은 아이"라고 답했다.
오씨는 "아들은 부모와 친구들한테 잘하고 나이는 어렸지만 듬직했다"며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볼때면 가끔 친구같았다. 그런 괜찮은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오준영 군의 생일은 세월호 참사 일주일 뒤인 4월23일이다. 때문에 아빠 오씨는 매년 추모식을 끝내더라도 일주일간 그리움은 여전하다.
오씨는 "매년 4월16일 추모식을 보내면서도 아들 생일을 잊지 않고 있다"며 "닭, 고기를 좋아하고 편식도 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스스로 목표한 대학을 정해놓고 세무직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도 확실했다"며 "(살아있었다면)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시니어야구단에서 활동했을 것"이라고 잠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오씨는 '세월호팽목기억관'을 영구존치해 역사적인 공간으로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자국민 304명의 목숨을 잃게 했다. 국가는 잘못을 인정하고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들의 기념비를 세우거나 추모관을 건립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우리의 역사 흔적을 기억하자는 것이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 "현재 기억관 위치는 사고 당시 배를 정박해 생존자 아이들을 실고 내린 곳이다. 상징적인 위치인데, 철거는 절대 안 된다"며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수용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세월호팽목기억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을 개최했다. 기억식은 진도국악고학생들을 포함한 5팀의 공연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