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모 작가 첫 수필집 "가자미가 된 남자, 그가 바로 나"
2022.04.17 09:01
수정 : 2022.04.17 09:01기사원문
30여년간 교편잡다 2007년 8월 명예퇴직후 창작의 길…이색 제목 '눈길'
"수조위 떠도는 고등어 젊은 날의 '나', 바닥에 엎드린 가자미 노년의 나"
최근 출판기념회, 공감에 초점 둔 '편한' 이야기, 다양한 구성으로 몰입도 높여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횟집 수조 안 고등어와 가자미를 보고 있자니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15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필가 윤진모씨는 작품 소재 선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수필가 윤진모씨의 첫 에세이집 '가자미가 된 남자'가 이색 제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윤진모 작가는 "원형 수조에서 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도는 고등어를 보니 젊은 날의 '나'가 떠올랐고, 바닥 맨 아래 납작하게 엎드린 가자미를 보고 있자니 노년의 '나'와 같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고등어를 통해 방황하던 젊은 날을, 바닥의 가자미를 보며 노년의 세월을 떠올렸다는 윤 작가는 치유와 성찰에 초점을 둔 에세이집을 펴내기로 마음먹었다.
"읽기 힘든 이야기는 나도 싫었다"며 누구나 읽기 쉽고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는 '편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스토리의 '반전'을 좋아한다던 그의 취향답게, 이야기의 구성이 다양하다.
액자식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비꼬는 듯한 작가의 시선으로 삶의 고뇌를 드러낸다.
유머러스함도 잊지 않았다. 고등어와 가자미뿐 아닌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의인화했다. ‘공감’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공감이라는 말은 참 좋은 단어지만, 그것을 미끼로 독자는 의외로 작가 시선에 끌려가게 되니 아이러니한 면도 있지요. 그런 면에서 작가는 어부가 아닌 선장에 가깝지 않을까요"
그가 첫 수필집을 내게 된 배경에는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70년 인생 속, 삶에 대한 시선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유명인의 저서가 아닌 이름 모를 작가들은 관심받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돈을 벌려고 한 일도 아니고 그저 아이들에게 뭔가 하나는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해냈다는 사실 하나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윤진모 작가는 이번 첫 수필집 발간을 기념해 지난 4일 대구 중구 남산동의 출판사 '북랜드'에서 지인들과 조촐하게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작품 '가자미가 된 남자'는 ▲엄마, 달이 떴어요 ▲카페 37.5℃ ▲모루 ▲봉할매 ▲가자미가 된 남자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작가 윤진모(73)씨는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21기를 수료한 후 2018년 한국수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서 30여 년간 후진 양성에 힘쓰다 2007년 8월 명예퇴직 후 창작의 길로 들어섰다.
문학활동에 매진한 결과 제5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제34회 매일한글글짓기 경북공모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수필대전 입상 등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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