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고인플레이션 대응 살펴보니..."확장보다 긴축"

      2022.04.17 12:00   수정 : 2022.04.17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플레이션 완화에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정책이 확장 통화정책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가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의 '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BOK 이슈노트)을 발표했다.

제1차, 2차 석유파동 당시 미국, 영국, 독일의 정책운용 사례를 비교하고, 경제모형을 이용해 정책모의실험도 시행한 결과다.

먼저 과거 두 차례 석유파동 시기 미국과 영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모두 확장적으로 운용했다.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 등 주로 비용 측 요인에 기인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독일은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긴축적으로, 재정정책은 경기둔화에 대응해 확장적으로 운용하는 정책조합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고 인플레이션 시기에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했던 미국, 영국보다 긴축적으로 운용했던 독일의 선택이 더 옳았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일반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물가불안 안정을 통화정책 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때 거시경제가 더 빨리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 1970년대 발생한 석유파동 기간 독일의 평균 인플레이션 수준은 5.2%로 미국(8.3%), 영국(14.8%) 등에 비해 안정적이었다.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미국, 영국의 높은 물가 상승세는 지난 1979년 미 연준이 강력한 통화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융완화 기조를 축소하면서 안정되기 시작했다.

국내 거시경제 여건을 반영한 모형 분석에서도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필립스곡선과 수요곡선, 정책반응함수 등 비교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 물가 지속성이 높아지면 수요와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 높은 물가상승압력이 6분기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 대응할수록 물가는 균형 수준에 빠르게 수렴하고 손실함수 값도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은은 최근 국내외 물가 상승압력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유로지역,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8.5%, 7.5%, 7.0%이었다.
지난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1%로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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