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병원장 자녀 입시사실, 모를리 없어…전수조사 해야"(종합)

      2022.04.18 17:24   수정 : 2022.04.18 22:43기사원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4.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의대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연일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전날(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딸의 경북대의대 편입 논란, 아들의 병역 문제 등과 관련해 "분명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여러 불필요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정 후보자의 해명에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도 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정 후보자가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논란이 불거졌을 때 조 전 장관 퇴진과 조민 씨의 퇴교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정 후보자 사태는 '공정의 훼손'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사건이다"며 "각종 허위서류를 만들어 딸을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시켰다가 끝내 학적 취소 판결이 난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불법을 동원했느냐 편법을 동원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편입 전형에 참여한 50명의 교수 대다수가, 정 후보자의 자녀가 입시에 지원한 사실을 알고 면접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의 아들과 딸이 구술평가에서 20점 만점 중 각각 19점, 20점을 받은 것도 '아빠찬스'가 작용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소속 교수 A씨는 "1차 서류전형 때는 누가 지원했는지 모를 수 있다"며 "그러나 그 후 전형에서는 '누구 아들이 지원서를 내서 붙었다'는 이야기가 돌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만 시행됐는데, 경북대 의대에서 2018학년도부터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만 지원 가능한 특별전형을 신설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을 통한 전형이 아닌, 의대편입 전형은 병원·의과대학 관계자가 아니면 알기가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의과대학 부교수 출신의 의사 B씨는 "의대 편입은 공고 자체도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의사들도 전형 자체가 있는 줄 몰라서 (자녀가 입시에)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명도 아니고 두 자녀를, 그것도 본인이 재직하는 의대에 편입시키면서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의사들뿐 아니라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도 매우 힘들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지역의 대학병원 교수 C씨도 "정 후보자의 자녀들은 이른바 '로얄(병원·의과대학 고위 임원의 가족들을 일컫는 말)'이다"며 "인기가 있는 레지던트 수련 과정에 로얄이 지원한다고 하면, 해당 과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레지던트 지원 과정에도 비리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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