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파도 의혹만…정호영 '아빠 찬스' 논란 확산
2022.04.18 18:04
수정 : 2022.04.18 18:04기사원문
정 후보자 딸 구술고사 만점 의혹…아들도 최고점 받아
쏟아지는 의혹…아들 논문 짜깁기·석박사 제치고 공저자로
여론 악화되면 자진 사퇴 가능성도…"청문회서 소명" 일축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연일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제기될 때 마다 연신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사례와 비교되면서 '제2의 조국'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회적 공분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새 정부 내각의 첫 낙마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후보자 딸 구술고사 만점 의혹…아들도 최고점 받아
18일 보건복지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딸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구술평가 만점 등 추가 의혹 및 논란이 이어지자 재차 해명에 나섰다.
앞서 정 후보자 딸이 3고사실 구술평가에서 유일하게 60점 만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술평가는 심사위원 3명씩 구성된 고사실을 총 3군데 돌면서 진행된다. 총 9명의 심사위원은 지원자에게 2가지 문항에 대해 총 2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 딸이 만점을 받은 고사실의 심사위원들은 경북대 부학장, 정 후보자 논문을 함께 집필했던 공저자 2명이다. 구술평가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적용됐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추진단(청문추진단)은 정 후보자 딸이 2017학년도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학 과정에서 한 구술고사실에서 심사위원 3명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은 사실에 대해 "평가는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얼마나 그 기준에 맞는 내용이 답변에 많았는가를 체크해 점수를 책정하는 정량적 평가 중심의 평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딸이 3고사실 문제에 대한 답을 구술하는 과정이 모든 기준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자 딸은 1고사실에서는 17-19-17점, 2고사실에서 17-17-17점, 3고사실에서 20-20-20점을 받았다.
후보자 측은 1고사실과 2고사실, 3고사실의 위원별 만점 부여 현황을 함께 공개했다. 이 현황에 따르면 학생4는 1고사실에서, 학생5는 2고사실에서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았다. 정 후보자의 딸과 학생1, 학생2, 학생3은 3고사실에서 20점 만점을 받았다.
청문준비단은 "후보자 딸을 제외한 응시자의 경우에도 만점이 부여되는 경우는 있었다"며 "심사위원은 시험 당일에 무작위로 임의 배정하고, 무서류 면접평가를 진행하는 등 인위적인 심사위원 배정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후보자 아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 구술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교수가 정 후보자와 논문을 같이 쓴 사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원이 의원실에 따르면 경북대 의대 A 교수는 2018학년도 편입시험 구술평가 위원으로 참여해 정 후보자 아들에게 만점(20점)에 가까운 19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A 교수는 정 후보자와 세 편의 논문을 함께 쓴 사이로, 그가 준 19점은 정 후보자 아들이 평가위원에게 받은 최고점이다.
◆쏟아지는 의혹…아들 논문 짜깁기·석박사 제치고 공저자로
정 후보자의 아들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경북대 중국인 유학생 석사학위 논문을 번역해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 특별전형에 응시하면서 본인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2건을 주요 경력과 실적으로 제출한 바 있다.
경향신문에 보도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아들이 제3저자로 참여해 2016년 4월 대한전자공학회 전자공학회 논문지에 실린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 논문이 2015년 6월 제출된 경북대 전자공학부 중국인 유학생 B씨의 석사논문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IEEE 11073 DIM/Service Model using CoAP for Internet of Things'의 상당 부분을 번역 수준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연구 참여율이 낮은데도 기여도가 높은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을 제치고 논문 저자에 포함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지능사회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들은 2015년 10∼12월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요연계형 데일리 헬스케어 실증단지 조성사업'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 3개월만 참여했고 이 기간 연구 참여율이 낮은 편이었다. 전체 연구원 15명 중 정 후보자 아들의 연구참여율은 30%로 15명 평균인 50%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에 관련 논문 3편을 실었는데 정 후보자의 아들은 이 가운데 2편에 이름을 올렸다.
◆여론 악화되면 사퇴 가능성 배제 못해…"청문회서 소명" 일축
새로운 의혹이 거듭 제기될 때 마다 정 후보자를 향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 사례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와 비교하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학생 단체는 반복되는 고위 공직자 자녀 특혜 논란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민정 전국대학생네트워크(전대넷) 집행위원장은 "결국 똑같은 기득권의 이야기고, 일반 청년들은 공감되지 않는 특혜가 반복되고 있다"며 "사퇴가 아니라 불법 정황이 있다면 수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공정을 앞세우겠다더니, 40년지기의 자녀 의혹은 넘어가려는 것이냐"며 "조국 전 장관처럼 샅샅이 수사하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의 자녀에 대한 의혹이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에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조 전 장관과 달리 위법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민의 일반적인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정 후보자가 중도 사퇴를 결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관련해 "위법적 행위나 부당한 팩트가 없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도 "검증의 시간은 국회 청문회로 봐달라"며 증도 낙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편입학 과정에 대해 교육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경북대 역시 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정식으로 감사 요청이 오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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