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4월 금통위, 물가위험 더 반영…앞으로 경기도 살펴야"

      2022.04.19 10:00   수정 : 2022.04.19 10:59기사원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4.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이달 14일 금통위는 아직까지는 경기의 하방 위험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이 더 큰 점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물가 위험과 경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살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는 전반적으로는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과 경기의 하방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래는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전문.

먼저 의정활동으로 바쁘신 가운데서도 오늘 청문회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총재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오늘 위원님들의 질의에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다.

먼저 후보자로서 소신을 밝히기에 앞서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최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다. 미 연준은 통화정책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몇 차례 빅스텝(big step)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는 전반적으로는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과 경기의 하방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4% 넘게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경기는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되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4월14일 금통위는 아직까지는 경기의 하방 위험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이 더 큰 점을 반영하여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그러나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물가 위험과 경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살펴야 하겠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중장기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 이후 도래할 뉴노멀에 대비하여 적절한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위기 극복에 투입되었던 자원을 신성장 산업으로 돌려 나가야 한다. 또한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그리고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장기 저성장(secular stagnation)을 초래할 우려가 커졌다. 관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정부와 민간의 부채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 당국과 함께 숙고하겠다.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총재로 일하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점에 역점을 두고 한국은행을 이끌어 가겠다.

먼저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국은행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

정부와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comprehensive)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consistent)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조율(coordinated)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은의 연구능력도 강화해 나가겠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경제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녹색금융(green finance), 지역경제 균형발전 등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을 통화금융정책의 중추일 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가장 잘 아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한은의 연구 성과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민간부문의 의사결정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한국은행을 정책 환경 변화에 맞게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개개인의 경쟁과 협력이 전체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나가기 위해 한은 임직원들과 같이 노력하겠다.


한국은행 총재로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결단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보면 제가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총재로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에서 축적해 온 전문지식과 연구 성과, 그리고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면서 쌓아온 실무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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