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배제" 단식 농성 불사 국민의힘 부산…당내 '경쟁 과열' 우려
2022.04.19 14:57
수정 : 2022.04.19 18:22기사원문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국민의힘에서 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하구에서도 당내 경선 자리를 두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1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57)과 최영만 구의회 부의장(65)은 18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사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사하구 선거구는 괴정·당리동 등 '갑'과 다대·신평동 등 '을'로 구분돼 있다. 갑 지역은 김척수 전 부산시의원이, 을 지역은 조경태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갑 당협위원회는 이갑준 전 사하구 부구청장(65)을 후보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구청장은 지난달 중순 다른 후보들보다 뒤늦게 출마에 나섰지만 김척수 위원장의 물밑 지원으로 단숨에 갑 지역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같은 지역구 내 경쟁자였던 노승중 전 사하구의장은 최근 이 전 부구청장 지지로 노선을 선회하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문제는 을 지역에 거론되는 후보만 3명이다. 노재갑 전 부산시의원(57)과 조정화 전 구청장, 최영만 사하구의회 부의장이다. 이들 모두 지역에서 튼튼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 5선인 조경태 당협위원장은 측근인 노 전 시의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노 전 시의원은 조 위원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이들은 2016년 당적을 민주당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함께 옮겼다.
최근 조 위원장은 노 전 시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지역에서 조 위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노 전 시의원이 조 위원장의 지지세를 업고 을 지역의 대표 주자가 되지 않겠냐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
이에 조 전 구청장과 최 부의장은 지역 당협위원장들이 특정 후보를 배제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갑·을 당협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회에 노 전 시의원과 이 전 부구청장 간 양자구도 형성을 요구하는 등 '야합공천'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전날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조 전 구청장은 "갑·을 당협위원장들이 사하구민의 소중한 경선 선택 기회를 박탈하려 한다"며 "윤석열 차기 정부의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척수 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특정 후보를 밀거나 배제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예비후보들이 많이 나오는 대로 경선을 진행해 공관위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해명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역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이번 선거만큼 공천 잡음이 극심한 적은 없었다며 후보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영도구에서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이미 후보를 내정해놓고 경선을 하지 못하도록 시당 공관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 예비후보들의 '밀실공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직 김태석 사하구청장이 단수 추천을 받았다. 경남 남해 출신인 김 구청장은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메니페스토 공약 이행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SA) 등급을 받는 등 안정적으로 구정을 이끌어 왔다고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