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거미줄로 속옷 벗기기"…성인 게임이 전체이용가?(종합)

      2022.04.20 11:25   수정 : 2022.04.20 11:25기사원문
구글플레이 시뮬레이션 인기 게임 1위에 오른 ' 나쁜 거미 도둑'(Bad Spider Thief) (구글플레이 캡처) © 뉴스1


싱가포르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옷을 벗기다' (구글플레이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옷벗기기 게임이 전체이용가라뇨?"

국내 최대 앱마켓 구글플레이에서 모바일 게임 '나쁜 거미 도둑'(Bad Spider Thief)이 시뮬레이션 부문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이용해 여성의 속옷을 탈취하는 명백한 성인 게임인데도 '전체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1월엔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여성 아바타의 옷이 사라지는 게임이 15세 이용가로 출시돼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성인 게임을 전체이용가 게임으로 출시하는 '자체등급분류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옷벗기기 게임' 구글플레이서 인기 게임 5위

20일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나쁜 거미 도둑'이 시뮬레이션 부문 인기 게임 1위에 올랐다. 전체 게임 인기 순위에서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게임 개발사 'ABI Global LTD'가 출시한 이 게임은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이용해 여성의 속옷을 탈취하는 내용의 게임물이다. 게임에 접속하면 이용자가 수집해야 할 속옷의 종류가 화면에 나타나고, 거미줄을 이용해 사람의 옷을 하나씩 벗겨 해당 속옷을 모으는 방식이다.


문제는 명백한 성인 게임이 '전체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도 아무런 제약 없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탓에 다운로드 수는 벌써 100만회를 돌파했다. 구글플레이뿐만 아니라 애플앱스토어에서도 '4세 이상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개발사는 게임 소개란에 "두뇌를 사용해 원하는 아이템과 보물을 훔쳐 보세요"라며 "좋은 슈퍼히어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슈퍼히어로도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 지난 1월 '옷벗기기 게임' 논란 이후 3개월만…올해만 두번째


더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선정성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1월엔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가 출시한 '와이푸-옷을 벗기다' 게임이 15세 이용가로 출시돼 논란을 야기했다. 해당 게임은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여성 아바타의 옷이 사라지는 명백한 '성인 게임'이었다.

지난 2020년엔 국내 게임사 아이엔브이게임즈가 출시한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에서도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게임 역시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었으나 게임에 등장하는 8세 소녀가 "아빠랑 목욕하고 싶어" "오빠, 만지고 싶어? 잠깐이라면 괜찮아" 라고 말하는 등 15세 이용가에 걸맞지 않은 삽화와 대사를 구사하고 있었다.

이처럼 성인 게임이 청소년 이용가로 출시되는 배경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운영 중인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있다. 한국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Δ전체이용가 Δ12세이용가 Δ15세 이용가 Δ청소년 이용불가 등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이는 정부 기관인 게임위가 맡고 있다.

다만 게임위가 하루에 수백 개씩 쏟아지는 신규 게임을 모두 심의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게임위는 구글플레이·애플앱스토어·원스토어 등의 앱마켓을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하고 권한을 일임하고 있다. 앱마켓 사업자가 먼저 게임을 출시한 이후 게임위가 사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즉, 앱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심의 과정이 느슨한 자체 등급분류제도를 통해 성인 게임을 청소년물로 둔갑시켜 출시하고 있는 것.

◇ 게임위 "모니터링 착수…인력·예산 사후 관리 한계있어"

20일 게임위 관계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 '나쁜 거미 도둑'에 대해 모니터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선정성 게임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선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선정성 논란이 불어졌을 때도 게임위는 "해마다 수십만 건의 자체등급분류 게임물들이 유통되고 있어 위원회의 인력과 예산으로 사후관리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부적정한 게임물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일한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앱마켓 '자체등급분류제 실효성'을 검토할 때라는 목소리 나온다.


지난 1월 한국게임학회는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여전히 인력과 예산 타령을 하고 있다"며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위의 심의 제도와 사후 관리에 대해 철저한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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