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경찰도 죽이고 국민도 죽이는 일…구체적 모델없이 강행"
2022.04.21 16:45
수정 : 2022.04.21 16:54기사원문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박재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에 대해 구체적 모델 없이 형사사법 체계를 고치려 한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제기됐다.
대한변호사협회·서울지방변호사회·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21일 주최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및 개선방안'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이광수 변호사는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1년 만에 다시 검찰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내세워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것은 검경수사권 조정의 어떤 문제점 때문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실무에서 여러 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것은 "경찰도 죽이고 국민도 죽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명분은 검찰의 비대권력을 줄이자는 것이었지 없애자는 것이 아니었다"며 "왜 1년 사이 '없애자'로 바뀐 것인지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한 책무가 있으나 이런 책무를 실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수완박 법안에는 어떤 수사모델과 기소 모델을 가지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거의 없다"며 "이는 민주당이 지닌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현 정부에서 검찰개혁 일환으로 추진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기소권을 같이 행사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괜찮고 검찰은 안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라며 "공수처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한다는 새로운 제도 들고 나오는 게 타당한 건지 국민 위한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법조인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순옥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바라보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의미조차 망각했다"며 "헌재 결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을 막아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자 하는 것인데 개정안에는 검사의 직접 구속영장 청구도 불가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범죄는 현재진행형인데 과연 이 법률이 안착될 때까지 범죄가 기다려 주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많은 피해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기명 인천지검 검사는 "검수완박이 되면 검찰은 사건 송치 기록만 검토하고 의견 청취할 수만 있고 수사가 미진해도 재수사하거나 압수수색을 할 수도 없다"며 "혐의불충분으로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불기소가 돼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범죄자가 죗값을 치르지 않고 검찰의 수사경험도 모두 증발해 버릴 것"이라며 "검수완박이 형사시스템과 국민생활에 미칠 영향이 너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