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비대면 진료 기술 급성장…"제도화로 의료사각 해소"

      2022.04.21 18:14   수정 : 2022.04.21 18:14기사원문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고공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가 일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2년간 400만건 이상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폭증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 투자도 꾸준히 유입되는 등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는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반영하기 위한 의견 취합에 나서는 등 지속적인 성장기반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가입자 급증세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20여 곳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지난 2020년 2월 이후 지난달까지 약 2년간 누적 443만여명의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이용자수가 늘면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의 외형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닥터나우의 지난 3월 기준 누적이용자수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 8만명에 불과했던 이용자수가 1년만에 50배로 늘어난 규모다. 카카오톡 기반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닥은 지난 3월 하루 평균 이용자수가 전달대비 314%나 급증했다. 최근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 굿닥의 누적 사용자수는 론칭 50일만에 40만명을 기록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한 의료기관의 이용량이 대폭 늘면서 의료서비스 업계의 혁신과 상생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올해 1·4분기 제휴 의료기관의 수익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1995%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자사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병·의원과 소규모 동네 약국 등 제휴 의료기관 이용량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약 20배 증가한 것이다.

인공지능(AI)을 서비스에 접목해 즉각 진료를 연결하는 등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솔닥의 카카오톡 기반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연세대와 헬스케어 데이터 AI 분석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특허를 함께 출원하는 등 AI·알고리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굿닥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즉각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앱 내 영상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료신청 즉시 플랫폼 내에서 실시간 병원 진료가 가능하다.

대규모 투자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닥터나우는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새한창업투자, 해시드, 크릿벤처스 등 유수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솔닥은 올해 상반기에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업계, 새 정부에 제도화 요구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를 만나 '비대면 진료 혁신 스타트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방향을 모색하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한 업계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비대면 진료 체험 행사도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이욱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거의 모든 환자가 초진환자고, 식도염이나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경증 환자"라며 "비대면 진료가 잘 제도화된다면 의료 사각지대 문제를 많이 해소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해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거나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등 의료 격차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사실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닥터나우 데이터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40대 이상 이용률이 30%에 달하고, 1차 의료기관 비중이 81%에 이른다.

이에 대해 장예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TF 단장은 "낡은 규제로 인해 유망 스타트업이 하루아침에 문닫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면서 "입법 절차 외에도 시행령 등 비대면 진료 산업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즉각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도 지난해 12월 "(원격의료는) 피할 수 없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며 "첨단 기술의 혜택을 국민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시도하겠다"며 원격의료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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