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는 "유서 썼다"는데 구치소는 "아니다"..'수면제 50알' 진실은?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는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21일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은 수감 중인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20일 수면제 50알을 복용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응급실로 후송된 유 전 본부장은 현재 치료를 받고 깨어나 구치소로 복귀한 상태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유 전 본부장의 외부병원 진료내역 및 기타 정황 등을 고려하면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으로 알려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한 교정 당국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지 않았다. 수면제 50알을 구치소에 반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인 행동을 한 적도 없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반면 유 전 본부장 측은 "구치소 측이 제대로 파악을 못 한 것"이라며 "유씨가 부인과 딸에게 남기는 유서도 구치소 방에 남겼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자신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 A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하자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를 남겨 두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지난 19일 유 전 본부장이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자신의 사실상 배우자인 A씨에게 맡긴 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의 압수수색(지난해 9월 29일) 직전 훼손해 쓰레기봉투에 버리도록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4일 같은 혐의로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하면서 박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약식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인신을 구속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서를 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서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고문이 지난해 10월20일 경기도 국정 감사에서 "유씨가 압수수색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하며 공개됐다.

[e-mail]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