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패딩 열려 중요 부위 노출됐다'…30대 공무원 2심도 벌금형

대구지법 전경©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법 제3-1형사부(부장판사 이영철)은 22일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씨(30)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오후 8시쯤 대구 북구의 모 필라테스 학원 인근에서 신체 특정 부위가 드러나는 레깅스 하의와 패팅만 입은 채 길을 걷다가 불특성 여성 2명을 발견한 뒤 자신이 입고 있던 패팅을 펼쳐 이들에게 노출한 혐의다.

그는 법정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입고 있던 패팅이 열렸고, 그 뒤로 다급하게 옷자락을 붙잡았다"면서 "당시 사타구니 염증 때문에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레깅스 하의를 입고 패팅 점퍼를 걸쳤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심과 같이 CCTV영상을 통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은 패딩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 길을 걷고 있었는데 패딩이 강풍에 의해 순간적으로 젖혀진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가까이 올 때쯤부터 서서히 열려지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는 경우 공무원직을 유지할 수 없는 등 딱한 사정은 알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의 범행 경위, 수단과 결과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벌금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