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50만원" 제안에 보이스피싱 장비싣고 돌아다닌 40대 징역형
2022.04.24 08:00
수정 : 2022.04.24 13:16기사원문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변작중계기를 싣고 경남지역 일대를 돌아다닌 4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조상민 판사는 지난 20일 정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8)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중순 지인인 중국동포 B씨로부터 "차량에 기계를 싣고 운전만 해주면 일주일에 25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해 등록없이 기간통신사업을 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계는 인터넷망과 전화망을 연결하는 통신장비 'VoIP 게이트웨이'다. 국외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인터넷망으로 국내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하면 이 장비를 통해 국내 휴대전화번호로 변경돼 연결된다.
A씨는 같은해 9월 초순부터 승용차를 빌리고, B씨를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내부에 VoIP 장비 4대, 라우터 8대, 인버터 1대, 노트북 1대, 유심칩, 멀티탭 을 설치해 '이동형 중계소'를 마련했다. 그리고 9월 말~10월 초 약 2주간 창원시, 김해시, 경남 고성군 등 경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중계기가 작동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지는 못한 점을 고려하면서도, A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조 판사는 "VoIP 게이트웨이를 이용한 전화번호 변작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속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저지르고 공범으로부터 합계 1150만원을 받아 유류비 등을 제외해도 실제 얻은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가 동종 내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고,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