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다린 일상회복…사회 곳곳 '엔데믹 블루' 후유증

      2022.04.24 14:33   수정 : 2022.04.24 16:51기사원문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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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고 25일부터는 주요 교통수단을 비롯해 영화관, 실내 공연장 등에서도 취식이 허용되면서 일상회복도 빠르게 본궤도에 도달하고 있다. 그동안 침체됐던 밑바닥 경제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는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 팬데믹 후유증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특히 외식업계는 손님이 다시 온다는 생각에 표정은 밝아졌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음에도 정작 함께 일할 직원들을 다시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김지훈씨(43)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기 전부터 구인 공고를 냈으나 직원 뽑기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일하던 외국인 종업원들은 이미 다 대한민국을 빠져나갔고 국내 인력은 임금을 더 준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없다.

김씨는 "현재 주말의 경우 알바를 뽑아 일을 맡기고 있고 주중에는 기존 인력과 저녁에는 가족도 나와 일을 돕고 있다"며 "사람 뽑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한곳에서 오래 일하는 사람보다 파트타임 노동을 선호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되는데 지난달 통계청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 늘어난 반면, 17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는 7.4%나 증가했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당장은 가장 호황이 예상되는 유흥업계에서도 인력난은 심각하다. 서울 중구에서 유흥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38)는 최근 종업원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한다

박씨는 "다른 업종과 달리 유흥업은 영업제한 규정이 높아 아예 장사를 쉰 곳이 많았다"며 "쉬는 기간 종업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은 2년 전 인력의 절반도 못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업 역시 인건비를 올려도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박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풀리기 전에 시급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선 가게들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며 "뒤늦게 사람 찾기에 나선 가게들은 시급을 올려 구인 광고를 해도 일할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인 구직 광고사이트에는 최저시급에 20~30% 넘는 인건비를 지급하겠다는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일할 사람 찾기가 어려운 것은 그만큼 다른 곳에서도 공고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3월 아르바이트 공고 수는 지난 2020년 3월과 비교해 216.7% 증가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곳은 외식업계뿐만 아니라 호텔업계와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일상회복은 자영업과 같은 산업의 측면이 아닌 개인의 삶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일상회복은 반갑지만 재택근무 종료와 출근, 등교 시작으로 그동안 익숙했던 생활패턴이 깨질까 봐 걱정인 사람들도 많다.

서울에서 한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는 김모씨(35)는 "교대로 재택근무를 하며 출근을 해서도 칼퇴근을 해왔는데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 일상이 다시 뒤틀릴까 걱정"이라며 "동료들과 친목을 다지는 게 싫은 건 아닌데 당장 생활패턴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약간은 두렵다"고 말했다.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대학원생 한모씨(28)는 "최근에 확진된 사람들 중에서는 몸살과 인후통 등 증상에 아파하는 사람을 다수 봤다"며 "아직은 다행히 한 번도 확진된 적이 없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무래도 위생에 덜 신경 쓰게 될 테니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유행이 이후 일상과 사회 깊숙이 파고든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으로 혼란을 겪고 또다시 일상회복이라는 변화로 생활패턴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우울감과 혼란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 검색어 분석을 통해 '코로나 블루' 현상을 분석, 발표한 천병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중증 단계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사회가) 정신보건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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