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노선 뛰어든 LCC…승부수 통할까

      2022.04.24 17:27   수정 : 2022.04.24 17:27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중장거리 노선 진출
초기 투자비용·대체기 투입 어려움·경쟁력 등 우려의 목소리도
티웨이항공 'A330-300' 기종 1호기 신규 도입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적자 늪'에 빠졌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확대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승부수가 될지, 무리수가 될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LCC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현재 노선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노선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중 가장 먼저 에어버스사(社)의 대형 항공기 ‘A330-300’를 도입했다. A330-300은 미국 서부나 유럽 동부까지 운항이 가능한 기종이다.
티웨이항공은 2027년까지 중형기 20기, 소형기 30기를 갖춰서 총 50기까지 기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항공기는 현재 김포~제주 노선 위주로 운항 중이다. 향후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하와이, 동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고 화물 운송 등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26개 운수권이 재배분 대상이 됐다”며 “자카르타를 필두로 파리·로마·런던·이스탄불·바르셀로나 노선에 신규 취항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잉사의 신형 중형기 ‘B787-9’(드림라이너) 1대와 함께 출범한 신생 기업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중형기 4대를 추가 도입한다. 드림라이너를 오는 2023년 7대, 2024년 10대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드림라이너는 최신형 기종으로, 미국 동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까지 운항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LA·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호치민, 하노이, 나리타, 방콕, 하와이, 유럽 등지까지 여객 국제선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중형기를 기반으로 밸리카고 화물 사업을 시작, 싱가포르·호치민·방콕 등에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플라이강원도 최근 항공기 임대사와 중대형기 A330-200 기종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A330-200은 객실에 비즈니스석 18석, 이코노미석 242석 등 260석의 승객과 화물칸에 컨테이너 26개, 총 21t의 화물을 탑재해 최대 1만3450㎞ 의 장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 미주 중서부와 유럽 전역의 도시로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라이강원은 오는 2025년까지 동일한 기종 총 7대(여객기 4대, 화물기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이후 연간 90만명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고 12만t의 국제화물을 수송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CC가 단거리 노선에 진입한 뒤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많아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간 만큼 중장거리 노선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제 여객 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장거리 운항에 나섰다가 수익이 나기도 전에 재무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CC는 기본적으로 고효율을 통한 저비용 사업구조를 구축해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단일기종 운용을 통한 비용절감이 핵심이다. LCC의 보유기재가 다양화되면 그에 맞춰 정비에 필요한 제반설비, 정비·운항인력을 따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런 초기투자와 복잡화로 인한 비용을 극복해야 한다.

또 소수의 대형기를 운영하면 악천후, 정비 등 비정상상황 발생시 대체기 투입 어려움으로 연결편 지연, 결항에 따른 고객 불편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다양한 연결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로벌 항공사들과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는 기존 항공사들에 비해 환승 편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장거리 노선 운항에 필요한 황금시간대 슬롯은 이미 기존 항공사들이 선점해 스케줄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의견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주항공은 중대형 기재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취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해외 LCC들이 장거리 노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성공한 사례가 희박하고, 낮은 운임으로 다수에게 여행 기회를 제공하는 LCC 고유의 사업모델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다음해부터 순차적으로 보잉의 차세대 소형기 ‘B737-8’로 기종을 전환,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B737-8은 제주항공이 기존에 운용 중인 ‘B737-800’과 비교하면 운항거리가 1000㎞ 이상 확대되지만, 소형기어서 최대 중앙아시아·인도네시아까지만 취항 가능하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6월에 B737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내년부턴 B737-8 기종을 도입해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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