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에 절대 안사' 급매 아니면 거래 안되는 부동산 시장

      2022.04.25 16:31   수정 : 2022.04.25 1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시장이 반년 넘게 거래절벽이 지속되면서 '호가 불신' 현상이 팽배해 지고 있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 등 대출규제 직격탄을 맞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뿐이지만, 호가는 여전히 최고 수준을 형성해 거래 확대가 어려운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실거래 신고자료)은 2월 810건, 3월 135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9%, 64% 감소했다.

이달 24일까지 신고된 4월 매매량은 407건으로 최종 수치는 지난달과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경우 4월 매매건수도 전년 동월의 절반에도 못미치게 된다.


거래량 급감에 서울 강남 등 상급지의 신고가 갱신이 주변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도 차단되고 있다. 강남발 집값 상승이 서울 외곽→수도권→지방으로 번지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오히려 서울 외곽과 수도권은 급매물 중심의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들 지역은 급매를 제외한 호가는 기존 최고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말 8억원에 2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6월 신고가(8억7800만원) 대비 10% 가량 낮은 가격이다. 단지 내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3월 말의 2건은 모두 일시적 2주택자가 중과세를 피하려고 내놓은 급매물"이라며 "이런 급매물 외에는 매수문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급매물 남은 것은 같은 면적에서 8억3000만원에 나온 것 하나"라며 "1000만~2000만원 정도 조정을 전제로 문의가 온다"고 했다. 반면, 급매물을 제외한 호가는 8억6000만~8억9000만원으로 요지부동이다.

은평구 래미안베라힐즈 전용 60㎡는 지난 2월 말 10억7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11억2300만원보다 5300만원 낮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10억3000만원이 급매물로 나왔다"며 "일반적인 호가는 여전히 11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부터 급매 위주로 매수 문의가 종종 오긴 한다"며 "다만, 더 저렴한 매물이 있는지 알아봐달라는 문의들"이라고 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퍼스트파크14블럭 전용 84㎡는 최고가(13억1000만원) 대비 약 10% 떨어진 11억8000만원으로 이달 거래됐다. 4개월 만의 거래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기존 호가로는 거래가 안되니 급매물의 경우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14억5000만원에 처음 나왔던 물건이 이달 들어 12억원으로 호가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물건을 제외하면 13억원 이상에서 높은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와 가격 고점 우려로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는데 매도자들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호가 조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 시내 공급량이 확대된다면 변화가 가속되겠으나 둔촌 주공 사태 등을 볼 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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