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속절없는 추락에 중학개미 '악소리'
2022.04.25 17:09
수정 : 2022.04.25 17: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속절없이 추락하는 중국·홍콩 증시에 '중학개미(중국·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자 봉쇄 우려가 확산하면서 중국 증시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 주식이 향후 몇 달간 매우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13% 폭락하며 3000선이 무너졌다. 2020년 6월 이후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는 6.48% 내린 1790.03에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3.6% 넘게 급락중이다.
올들어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19.38%, 29.38% 추락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14.38% 빠졌다.
이에 따라 중국·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현재 중학개미들이 보유한 중국·홍콩 주식 가운데 보관규모 1위인 강봉리튬(2억9243만달러)은 올들어 주가가 31.82% 하락했다.
보관규모 2위인 '항셍차이나엔터프라이즈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기간 18.42% 떨어졌다. 3~4위인 텐센트와 글로벌X차이나전기차배터리 ETF 역시 각각 27.37%, 41.17% 급락했다.
리쥔헝 워런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상황으로 중국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난 수십 년 만에 가장 어두운 시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상하이 봉쇄 사태로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고 코로나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까지 겹쳐 중국 주식이 향후 몇 달간 매우 심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케빈 리 GF 애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상하이의 장기간 봉쇄가 베이징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 중국 증시를 밀어올렸던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춘절연휴 이후 거래대금이 기준선인 1조위안을 하회하고 있으며 신용자금도 올들어 본격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다 펀드 주식비중 역시 2018년 이후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에도 신규펀드 설정액은 미미한 상황이다.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증시 흐름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전체 주식보유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일반법인이 60%, 전문기관이 18%, 개인 비중은 기관보다도 많은 23%에 달한다. 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시장의 변화를 일으키는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라며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면 낮은 유동성에 잦은 섹터 로테이션만 반복될 뿐 주도주 확인과 시장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