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제 밤 '인민군 창설 90주년' 대규모 열병식 개최.. 26일 보도할듯
2022.04.26 08:09
수정 : 2022.04.26 08:30기사원문
군과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은 체제결속과 대외 군사력 과시를 위해 군 장비 250여대와 병력 2만여명이 동원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5일 오전 2시15분까지도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엔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이날 오전과 낮엔 열병식은 개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밤 시간에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25일 오후 보도한 데 이어 소식통을 인용, 이날 오후 9시30분쯤 드론 혹은 헬리콥터로 추정되는 조명을 단 비행물체 12개가 평양 상공에 나타난 데 이어, 오후 10시부터 불꽃놀이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NK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25일 오후 늦게 평양 김일성광장을 향해 걸어가는 게 목격됐고 주변도로도 차단됐다"며 "평양 시내엔 군용차량 등 장비 250여대가 집결했고, 북한 인공기를 든 청년들과 한복 차림의 여성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NK뉴스는 "김일성광장으로 연결되는 대동강의 일부 다리도 폐쇄돼 강변지역 출입이 금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수개월 간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열병식 연습 정황이 인공위성 등에 포착됐다.
최근 위성사진엔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계류돼 있던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들이 전국 각지를 오가며 열병식 참석자를 수송한 정황이 관측돼 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이 예측됐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선 이러한 준비 정황에 비춰 25일 0시를 기해 북한이 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식 행사로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선 '전날 평양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는 등 밤사이 흐린 날씨 때문에 미사일 발사 등 깜짝 도발이 계획된 행사가 지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기 중에 높은 습기는 전파 교란 발생과 짙은 구름은 낙뢰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어 미사일이 벼락을 맞을 수 있고, 강한 바람이 불면 발사 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무튼 북한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주민들에게 이번 인민혁명군 창건일을 맞아 '항일투쟁'의 역사 주입과 '사상결속'의 계기로 삼고, 대외적 무력과시에 활용하기 위해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선전 매체는 어제 25일 열병식 보도가 없어 통상 다음 날인 26일 녹화 중계 보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6차례의 핵실험과 150회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지난 16일 전술탄도미사일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까지 한차례의 실패를 포함, 총 13차례에 걸쳐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등 무력 도발을 벌여왔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인민혁명군 창건일 열병식 후에도 충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한 동시다발적 도발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서 7차 전술핵실험과 같은 무력 시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14일 8차 당 대회와 같은 해 9월 9일 정권수립 73주년 기념일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을 모두 심야에 개최했고 지난 2020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도 심야에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열병식은 북한 인민군창설일에 처음 열린 것으로 2년여 만에 전례를 깨고 새벽 0시가 아닌 저녁 밤 시간에 개최하는 셈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