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소위 단독처리 '속도전'… 국힘 "필리버스터" 배수진
2022.04.26 18:11
수정 : 2022.04.26 21:31기사원문
■文 "잘된 합의" vs 尹측 "부패완판"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검수완박과 관련해 "형사사법체계를 흔들어 놓는 것을 이렇게 졸속으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에 해야 하는지, 이것이 과연 국민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제가 평언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면충돌을 피하면서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반대 의사는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검찰을 무력화시키고, 검찰 수사권을 빼앗는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판단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리라 믿는다"며 압박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검수완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현장을 책임질 법무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건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반격한 것이다.
■국회도 치열한 신경전
국회에서는 검수완박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상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공을 넘겼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행 처리 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방향을 정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 '3+3' 협상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3+3 협상안은 검찰의 한시적 직접수사권 범위를 3대 범죄(부패·경제·선거)로 늘리되, 이외 3대 범죄(대형참사·방위사업·공직자)에 대해서는 중재안대로 4개월 후 폐지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4대 범죄(부패·경제·선거·공직자) 직접수사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분을 수용한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정의당 협조를 얻어 입법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의당이 선거범죄 관련 오해가 없도록 이번 연말(12월)까지 검찰의 선거범죄 수사권을 존치시키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며 "정의당이 '제안을 수용한 정당과 4월 입법 처리에 동참하겠다'고 한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폐지 조항을 법조문에 담아야한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에 따르면 최대 1년6개월 후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 FBI)이 출범하면 검찰 수사권이 폐지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필리버스터까지 시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총 후 "비록 여야 간 중재안에 합의를 했지만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다"며 "의장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고 4대 범죄가 포함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면 필리버스터 등 국회법의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강행 처리'에 맞서 비상대기령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까지 열어 처리하겠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여야 합의사항을 바탕으로 조문 작업 중"이라며 "오늘 안에 책임 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