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기침체 오고 있다" 도이체방크

      2022.04.27 04:27   수정 : 2022.04.27 04: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고 도이체방크가 26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달초 '완만한' 경기침체 경고에서 전망이 더 악화됐다.

도이체방크는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을 내놓은 곳이다.

이번에 비관을 더 강화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긴축 고삐를 바싹 죄면서 미 경제가 상당한 규모의 경기침체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침체, '완만'→'심각'
도이체방크는 미 경제가 "대대적인 경기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가 경기침체 정도를 '완만한' 수준에서 '대대적인' 것으로 전환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한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과 공격적인 통화긴축이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다음 경기침체는 왜 예상보다 심각할까"라는 제목의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더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연준, 정책 실기
연준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야 하는 이유는 정책 집행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상당수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지난해 초부터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연준은 느긋해 하다 지난해 11월이 돼서야 부랴부랴 입장을 바꿨다.

그 사이 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 8.5% 폭등해 40년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고,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는 노동시장 활황세도 지속되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미 실업률이 조만간 19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60년간의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연준 목표치 등을 비교해 산정하는 자사 지수 흐름으로 볼 때 연준이 1980년대 초반에 비해서도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초 연준은 물가대응에서 뒤처져 있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뒤늦게 대응했고,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한 고강도 긴축에 나섰다. 이때문에 경제가 급격히 침체된 바 있다.

보고서는 이전 경험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이 조금만 과열돼도 연준은 이를 바로 잡는데 실패했으며 결국 미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중 봉쇄로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
도이체방크의 비관적 전망을 부추긴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강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팬데믹 봉쇄는 공급망 차질을 심화시키고, 이에따라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그리고 더 강하게 지속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세계화 역전, 기후변화, 추가 공급망 차질, 시장의 예상 인플레이션 상승세 등이 모두 실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마주한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을 통해 미 경제 연착륙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기대는 결코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도이체방크는 "오랜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금융·사회적 손상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잉대응이라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돈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급락세를 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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