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원하는 곳에 충전기 세운다… 서울시 전기車 인프라 확충

      2022.04.27 18:05   수정 : 2022.04.27 18:05기사원문
매일 오전 10시 정도가 되면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이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주차장으로 모여든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운행하고 있는 어린이 통학차량이 서울혁신파크로 모이는 이유는 이곳에 급속 전기차충전기 충전기가 있어서다. 서울혁신파크 내 전기차충전기는 서울시가 시민신청을 받아 이달부터 운영 중이다.

전기 어린이 통학차량을 운행 중인 운전기사들은 서울혁신파크 내 전기차충전기 덕분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한다. 어린이 통학차량의 경우 일반 승용차에 비해 크다 보니 충전시설이 지하에 위치하거나 충전 구역이 좁을 경우 충전기가 있어도 이용이 불가능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편 해소를 위해 서울시는 올 상반기 중 급속·완속·콘센트형 등 다양한 전기차충전기 1만1607기를 시민이 요청한 지역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민이 원하는 장소에 설치된 충전기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기차충전기 시민신청 1호'인 서울혁신파크 내 전기차충전기가 설치된 것은 지난 14일이며 22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에서 신청한 서울혁신파크 내 전기차충전기 설치가 가장 먼저 성사된 이유는 '시급성'에 있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28조(특정용도 자동차로 경유자동차의 사용 제한)에 따라 내년 4월 3일부터 경유 어린이 통학차량의 등록은 제한된다. 따라서 어린이 통학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충전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다.

박사훈 전국셔틀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오전 운행 이후 정차할 곳이 없는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들이 서울혁신파크 주변으로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 서울시에 서울혁신파크 내 전기차충전시설 설치를 신청했다"며 "앞으로 경유차 등록이 제한되면 전기 어린이통학차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현재 신고된 어린이 통학차량만 1만3000~1만4000대에 이르는데 전기차로 대부분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충전 인프라 부족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기차충전기 설치가 이뤄진 이후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분위기다.

전기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자인 신동국 기사는 "어린이 통학차량이 18인승으로 크다 보니 승용차 기준으로 만들어진 전기차충전기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충전시간도 오래 걸려서 주차비에 대한 부담도 컸었다"며 "넓은 야외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주차장에 전기차충진기가 설치돼서 이용하기 편하다. 어린이 통학차량도 이용이 가능한 충전기가 더 많이 설치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울혁신파크 내에 전기차충전기가 급속충전기로 시민신청 1호라면 '완속충전기 시민신청 1호'는 지난 15일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됐다. 장애인이 이용하는 전기차를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해당 다세대 주택 1층에 마련됐다.

서울시는 "다세대주택의 경우 대단지 아파트 등과 비교해 설치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으나 입주자 동의 절차를 거치면 쉽게 설치할 수 있다"며 "신청자는 전기승용차를 운행 중인 부지 소유자로서 주변에 충전시설이 없어 평소 전기차 충전을 위해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콘센트형 충전기는 공동주택 중 최초로 신청한 서울 중랑구 건영아파트에 지난 20일 설치됐다.

■상반기 내 1만1000여기 설치한다

서울시는 전기차충전기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높은 만큼 올 상반기에 전기차충전기 1만1607기를 설치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전기 어린이 통학차량의 경우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니 운전자는 물론 어린이 건강에 좋아 당연히 전기차 전환에는 동의하지만 그동안 충전기 부족에 대한 불편이 컸다"며 "충전시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필요한 장소에 전기차충전기가 설치될 수 있도록 지난 2월부터 부지발굴을 위한 시민신청을 받고 있다.
이미 급속과 완속 충전기의 경우 보급목표의 두배가 넘는 신청이 들어왔다. 콘센트형도 80% 수준의 신청이 들왔다.
시민의 요구가 있는 지역에 전기차충전기가 설치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

서울시는 "기술적으로 설치가 불가한 부지를 제외하고는 시민이 편리하게 전기차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시민이 원하는 장소에 충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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