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팜유 수출 중단에 비상걸린 식품업계 "최악은 피했다"

      2022.04.27 18:09   수정 : 2022.04.27 18:09기사원문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조치 시행(28일)에 국내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면·식용유 등의 업체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 문제로 생산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수출 금지 조치가 일부 품목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 조치가 원자재 수급과 가격 동향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용유 가격이 지난해 초 수준인 L당 1만4000루피아(약 1230원)로 안정될 때까지 수출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조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팜유 사용량이 많은 국내 라면업체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하기에 당장 심각한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원가 상승 압박이 크다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 세계 팜유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중지하면 말레이시아산으로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서다.

제조 과정에서 팜유를 사용하는 라면의 경우 원가에서 팜유의 비중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15%를 차지한다.
단일 품목으로는 주재료인 소맥분 다음으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팜유 사용이 많은 기업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연간 사업계획서 수정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팜유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로 수입된 팜유는 15만91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5365t)보다 11.5% 늘었다. 최근 국내 라면 수요 증가와 수출 확대로 수입량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연료의무혼합제에 따라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섞어서 쓰도록 한 것도 팜유 수요를 증가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식용유와 팜유 원유를 가공한 RBD팜유만 수출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품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팜유 원유 등의 수출은 사실상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가 팜유 저장 능력 한계로 수출 금지 조치를 장기적으로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매달 약 400만t의 팜유를 생산, 자국 내에서 약 150만t을 소비하는데 여유분의 저장능력은 약 200만t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팜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가 많은 국가들이나 인도네시아 수출기업들이 수출 재개를 요구할 수 있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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