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만드는 기업이 화장품 생산… 中企, 사업 다각화 속도

      2022.04.28 18:05   수정 : 2022.04.28 18:05기사원문
‘포스트코로나'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농기계 기업이 전기이륜차 시장에 진출하거나 블랙박스 기업이 카메라 시장에 뛰어드는 등 기존 경쟁력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진출하는 사업다각화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문구기업 모나미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모나미는 2020년부터 사업다각화를 위해 화장품 사업 목적 추가 안건을 주총에 올렸지만, 의결정족수 미달로 번번이 부결됐다. 하지만 2년 만에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서 화장품 관련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농기계 기업 대동도 지난 3월 대동그룹 계열사 대동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이륜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대동은 3대 미래 사업 중 하나로 스마트 모빌리티를 선정하고, 대동모빌리티를 앞세워 2021년부터 5년간 2234억원을 투자하는 농업용·비농업용의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블랙박스 제조기업 팅크웨어도 신사업 발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서 팅크웨어는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제품에서 나아가 환경가전 브랜드 '아이나비 블루벤트'를 통해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팅크웨어는 올해 초 휴대용 영상 장비 브이로그 카메라인 '스냅지'를 출시하면서 짐벌카메라 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들 기업의 신사업 진출에는 공통적으로 '축적된 기술력'이 작용했다. 각 분야에서 쌓아올린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으로 다각화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실제 모나미는 필기구를 60년 넘게 만들면서 축적한 색조 배합 노하우와 플라스틱 가공 기법을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펜슬형 아이라이너 및 아이브로우, 마스카라, 립 품목 등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나미는 그룹 내 화장품 전담 조직인 '모나미 코스메틱'을 만들고 제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생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에 화장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대동의 전기이륜차 시장 진출도 75년간 농기계 사업으로 구축한 기술력·생산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동 관계자는 "농기계와 전기이륜차가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기술적인 부분이 유사하다"며 "전동 골프카트, 전동 농업용 운반차 등 전동 모빌리티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판매한다. 이를 통해 구축한 대동의 모빌리티 제품 상품 기획 및 설계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대동의 전기이륜차는 제품 테스트 단계에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팅크웨어의 신제품 짐벌카메라 역시 블랙박스를 제조하던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회사가 갖고 있는 블랙박스 카메라 기술 및 여러 가지 기술을 어디에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게 카메라"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냅지'가 갖춘 4K 60프레임의 고화질 영상, 넓은 화각, 대용량 메모리카드 등은 팅크웨어의 블랙박스 제품 기술이 반영된 결과다.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무분별한 확장과 다각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포스트코로나와 맞물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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