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송이네 딸기농장’ 백경숙 대표…귀농 3년차 2억대 매출

      2022.04.30 06:00   수정 : 2022.04.30 06:00기사원문
충남 부여군 옥산면 안서리 대로변에 있는 '송이네 딸기농장'에서 백경숙 대표와 남편인 최종국 씨가 판매할 딸기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백경숙 대표의 남편인 최종국씨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뉴스1


백경숙 대표가 딸기가 잘 열리도록 하기 위한 꽃 따내기를 하고 있다.

© 뉴스1


[편집자주]매년 40만~50만명이 귀농·귀촌하고 있다. 답답하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위로받고 지금과는 다른 제2의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다. 한때 은퇴나 명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30대와 그 이하 연령층이 매년 귀촌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농촌에서 어촌에서 산촌에서의 삶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뉴스1이 앞서 자연으로 들어가 정착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비 귀촌인은 물론 지금도 기회가 되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많은 이들을 위해.

(부여=뉴스1) 김낙희 기자 = 마트에서 제과와 장난감 판매를 담당하던 50대 여성이 영농 현장에 뛰어들었다. 남편의 계속된 권유 때문이었다. 그는 15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후 귀농 3년 차에 접어들어 지금은 연매출 2억 원대를 이루고 있다.

충남 부여군 옥산면 대로변에 터를 잡고 ‘송이네 딸기농장’을 운영 중인 백경숙 대표(59)와 그의 남편 귀농 정착 성공기다.

백 대표는 2019년 말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접고 2020년 초부터 본격 귀농에 나섰다. 전북 전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남편의 연고가 있던 부여에 정착해 단기간에 어엿한 자립 농부가 됐다.

처음 시작은 그의 남편 최종국씨(61)였다. 최 씨는 귀농 몇 해 전 휴양차 찾은 부여에서 귀농을 결심하고 부인을 설득했다. 전북 정읍에서 석재업체를 운영하던 그가 부인과 함께 인생 2막을 ‘딸기’로 선택하고 밀어붙인 결과였다.

백씨 부부는 귀농 첫해 옥산면 수암리에 시설하우스 3동을 임대해 토경 방식의 딸기 농업을 시작했다. 당시 임대료 등 총 3500만원이 소요됐는데 놀랍게도 첫 수확 후 투자금 전부를 회수했다.

부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1년에는 수암리에서 시설하우스 2동을 더 임대해 딸기 토경 재배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토경 재배 특성상 땅에 직접 육묘하는 방식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백 대표는 “남편이 평소 무릎과 허리 등 몸이 좋지 않아 귀농을 결심한 것”이라며 “하지만 토경 재배는 쪼그린 상태에서 농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남편이 특히 힘겨워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직원 2명을 채용해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서서 농작업이 가능한 고설 재배 방식에 눈을 돌렸다. 이 방식은 토경 재배보다 시설 비용 등이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임대 토지에 많은 시설 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백씨 부부는 땅을 직접 소유하기로 마음먹고 정부 정책지원 융자 3억원을 받아 옥산면 안서리 대로변에 자신 소유의 ‘송이네 딸기농장’(4동 규모·4521㎡)을 세웠다.

귀농 이듬해인 2021년 한 해에 이 모든 것을 이뤄낸 것이다.

백 대표는 “귀농 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후회는커녕 항상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정년 걱정도 없고 내가 하기 싫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환화게 웃었다.

딸기 수확은 보통 11월 중순께 시작해 이듬해 5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송이네 딸기 농장에서는 수확물의 60%는 대로변에 있는 농장 간이판매장에서 직거래로 팔려나가고, 나머지 40%는 농협 공판장을 통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으로 올려보낸다.

수확이 끝나봐야 정확한 정산을 할 수 있지만 올해 매출액은 2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짧은 기간 이 같은 성과를 낸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백 대표는 ‘부여군농업기술센터’에 열심히 다닌 덕분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센터에서 귀농·강소농 교육은 물론 멘토를 통한 현장 교육을 받으면서 실제 귀농 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며 “정부 정책지원 융자 과정은 물론 실제 농업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귀농·귀촌인 대상으로 진행된 강소농 교육을 받은 뒤 동기생끼리 친분을 이어가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씨 부부의 성공적인 귀농 정착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들은 앞으로 농업법인을 설립해 중·장기적 과제로 농산물 식품 관련 Δ제조 Δ유통 Δ판매 Δ체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시설을 세울 포부도 밝혔다.

백 대표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첫 수확의 기쁨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딸기 출하가 시작되면 모든 걸 잊게 된다”며 “귀농·귀촌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시작되니 잘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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