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수혜지 수억 빠진 곳도…'불장' 가고 양극화 온다

      2022.05.01 18:47   수정 : 2022.05.01 18:47기사원문
강남 재건축단지 등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부동산 상승장이 실종되면서 문재인 정권 내내 쌓인 부동산 자산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집값 하락세를 대세적 추세라기보다는 지역별 주택가치의 양극화로 봐야 한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경기·인천, 수억원 하락 거래 속출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 넷째주까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1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는 같은 기간 0.11% 떨어졌고,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0.26%와 0.04% 하락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도권 5.00%, 경기와 인천이 각각 6.75%와 6.99% 올랐던 상승세와는 전혀 다르다. 올해 들어 본격화된 아파트 값 하락세는 지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5.96% 올랐던 대구 아파트 값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1.90% 떨어졌다. 대전과 세종도 각각 0.80%와 3.07%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기대로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들은 하락 속도가 가장 가파르다. GTX-C노선 기대감에 작년에만 38.56% 오르며 전국 집값 상승 1위를 기록한 의왕시는 4월 셋째주에 0.08% 떨어지며 2019년 6월 넷째주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실제 거래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GTX-C노선이 정차하는 인덕원역 인근의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일 12억5000만원(17층)에 손바뀜했다. 이는 직전 거래인 16억3000만원(25층)보다 3억8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인근의 포일동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전용면적 84㎡도 작년 10월 거래(9억4000만원, 5층)보다 1억1500만원 떨어진 가격(8억2500만원, 2층)에 지난 3월 30일 거래됐다. 또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등 지난해 뜨거웠던 신도시들도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화성 청계동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아파트' 전용 84㎡는 직전 최고가(13억6000만원) 대비 2억2000만원 하락한 11억4000만원(19층)에 거래됐고, 인천 서구 청라동의 '청라제일풍경채2차에듀앤파크' 전용 84㎡도 해당 주택형 최고가(9억4000만원) 대비 1억8500만원 떨어진 7억5500만원(12층)에 지난달 손바뀜됐다.

서울은 강북권의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패닉바잉(공포매수) 등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도봉구와 노원구는 올 들어 4월까지 각각 0.33%, 0.29%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모두 높은 아파트 값 상승폭을 기록했던 서울 25개구는 올 들어 4월까지 강남3구 등을 제외한 18개구가 하락 전환한 상태다.

■대출 풀리면 상승 여력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집값 하락세의 주요인으로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상승을 꼽는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금리가 오르며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가구 1주택과 분양가상한제 등에 따른 분양 기대심리로 거래가 정체되고 있다"며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B부동산 월간시계열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11% 오른 반면 대구는 0.28%, 대전은 0.06%, 세종은 0.28% 하락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GTX 노선 수혜로 급등한 의왕시 같은 지역은 착공 시기 등이 불확실해지면서 가격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대출규제가 풀리면 작년에 급등한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집값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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