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일 만에 '노 마스크' 허용, "아직은 왠지… "
2022.05.02 13:06
수정 : 2022.05.02 13:06기사원문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이승현 수습기자 = "가족들이랑 함께 사는 만큼 당분간은 조심해야죠. 습관이 돼서 벗는 게 더 힘드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66일 만에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그러나 해제 첫날인 2일 출근길에 만난 시민들은 완화 조치가 무색하게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상의 삶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9시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교차로에는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살짝 들어 숨을 내쉬는 일부 시민도 있었지만 완전히 벗은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은행원 김훈씨(45)는 "출근할 때 마스크를 벗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지난 3년간 습관이 돼 벗는게 더 어색하다"며 "오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치원 등원 버스를 기다리는 6살 남아와 어머니도 마스크를 착용한 차림이었다.
아이 어머니 이새롬씨(32·여)는 "우리 가족은 이미 한차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됐지만 재감염 위험이 있어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 이르다고 판단했다"며 "주변 학부모들끼리도 톡방을 통해 '아이들 마스크 벗기지 말자', '아직은 서로 조심하자'고 신신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유동인구가 많은 동구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와 대형 아울렛 앞쪽도 마찬가지. 따뜻한 봄 날씨에 반팔을 입는 등 옷차림은 가벼워졌지만 얼굴 '마스크'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대학생 김나연씨(여)는 "이제 20살이라 마음껏 화장을 할 나이인데 마스크에 가려지는게 아쉽긴 하다"며 "남들이 마스크를 벗었으니 스스로 나를 보호하고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야외에서는 벗을 수 있지만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실내에서는 착용해야 한다. 이러한 번거로움 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시민도 있었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움직인다는 강모씨(65)는 "언제 썼다가 벗었다가 하느냐"며 "혹시나 벗었다가 잃어버리면 버스도 못 타고 난처해질 것 같아 그냥 거리에서도 쓰고 다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장동의 한 편의점 업주 문모씨는 마스크 해제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업주 입장에선 마스크를 안 썼는데 고객에게 쓰고 들어오라하기도 불편하다"며 "혹시 술 취한 손님과 야간에 싸움이 생기진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조치는 지난 2020년 10월13일 과태료 부과 등의 사항을 담은 감염병예방법이 시행된 지 566일 만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치로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면서도 해수욕장 등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적극적으로 착용해 줄 것을 거듭 권고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1미터(m) 이내에서 사람들과 밀집한 대면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