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한구 형은 내 선에서"…시의회 상대 대장동 로비 정황
2022.05.02 14:47
수정 : 2022.05.02 16: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만배씨가 2013년 성남시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통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씨, 남욱 변호사, 정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2013년 3월 정 회계사가 김씨 등과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공개됐다.
이어 정 회계사는 "저는 그게 맞는 것 같다. 나중에 그쪽에서 문제 생기면 책임을 지셔야 한다. '하나도 못 받아서 못 해주겠다' 이런 건 안 나와야 한다. 10억을 받아 가서 1억을 정리하든, 100억을 정리하든 이건 상관없는데, 일만 잘 처리되면 된다"고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화가 녹음된 시점은 2013년 3월 9일로, 성남도개공 조례안이 통과된 직후다.
검찰은 해당 대화에 대해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이익은 약속했던 사람들에게 잘라서 줘야 하고, 강 의원에게 로비하는 것은 김씨가 맡겠다는 것을 김씨가 언급한 부분"이라며 "강 의원은 공사 설립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다가 2013년 2월 말 찬성한단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과 김씨 간 관계를 유추해볼 수 있는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김씨는 2013년 3월 20일 녹음된 파일에서 "애들은 의장님한테 잘하나"를 묻는가 하면, "앞으로 점점 더 세질 거야 의장님이", "이제 대장동 키는 의장이 완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등을 언급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어떤 내용을 들었는지 알려주는 내용"이라며 "최 전 의원에게 로비하라는 아이디어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는 3일과 6일에도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 재생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파일은 정 회계사가 2012~2014년과 2019~2020년 사이 김씨, 남 변호사 등과 대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핵심 증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4~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당시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성남도개공에 최소 65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