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카풀‧스마트폰 교육 등 일상도움 주고받는 '서울시간은행' 시작
2022.05.03 11:16
수정 : 2022.05.03 11:16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서울시는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내가 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해 나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때 사용하는 신개념 품앗이 '서울시간은행'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간은행'은 간단한 집수리부터 카풀,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같이 대부분의 일상적인 도움 주고받기에 적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이후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시는 우선 올해 4개 거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한다. 2023년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런칭하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본 사업에 돌입한다.
시범사업은 오는 9일부터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을 통해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14세 이상 서울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4개 거점별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활동 수요·공급 매칭, 시간화폐 적립·사용 등을 지원한다.
'국민대-정릉지점'에서는 국민대학교 학생들과 정릉동 일대 주민들이 참여한다. 지역 노인들이 어려워하는 물품조립법·디지털기기활용법·운동방법 코칭 등 일상생활 도움을 요청하면, 요청받은 학생들이 도움을 제공한다. 학생들도 주민들에게 자취방 정리정돈·밑반찬 나눔·창업 노하우 등을 도움받을 수 있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도봉구 방학2동)은 노인, 어린이, 청소년, 중장년층, 가정주부 등 전 세대가 이용하는 공간인 특성을 살려 세대를 넘나들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세대통합형'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복지관 이용 어르신의 요청으로 인근 스마트폰 가게 운영주민이 스마트폰 이용법을 알려주면 이를 시간단위로 환산해 시간화폐로 지급받는다. 적립된 시간화폐를 사용해 우천 시 자녀의 학교에 우산을 대신 가져다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움을 받은 학생은 어르신에게 말벗 도움을 제공하는 식이다.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홍은동에 위치하고 있어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명 '노노(老老)케어' 활동을 중심으로 노인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고립된 관계망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 활동으로 '서로배움교실'을 운영한다. 노인 한 명이 요청을 받아 탁구·게이트볼 등 생활체육을 1시간 코칭해주면 이를 시간화폐로 적립하고, 이를 사용해 동료 노인에게 자기 집 화단가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청지점'은 같은 직장 동료라는 기존 신뢰 관계에 기반한 모델로, 일과 육아의 병행을 돕는 아이돌봄 활동에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어린이집 등하원 카풀, 주말 육아 품앗이 등의 활동부터 카풀, 1:1멘토링, 업무 노하우 공유, 물품 대여 등의 일상적 도움까지 확장 가능하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개개인의 고립과 외로움 해소와 함께 현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모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시간은행이 참여확대와 신뢰회복으로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상생도시 서울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민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