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다" "시민우롱"…장종태 서구청장 리턴공천에 당원·시민 분노폭발
2022.05.03 11:38
수정 : 2022.05.03 13:15기사원문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민주당 당원이란 사실이 창피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참 많았는데, 이런 코미디 같은 공천이 있나요.” (대전 서구 유권자 B씨)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D-30인 지난 2일 대전지역 정가는 근거 없는 ‘음해’로 치부되던 낭설이 생생한 ‘현실’로 드러나며 파문이 일었다.
5개 자치구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신(新) 정치 1번지’ 서구의 더불어민주당 민선 8기 구청장 후보로 시장 도전을 위해 1월 중순 자진사퇴한 재선의 장종태 전 구청장이 전략공천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시장 경선에서 허태정 현 시장에게 패한 장 전 구청장이 일주일만에 서구청장 후보가 되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13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서구가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직후 장 전 구청장이 전력공천될 것이란 이른바 ‘장종태 리턴설’이 급부상하자 그는 “세간에 떠도는 흑색선전이고 사실무근이다. 비열한 정치행위”라며 자신을 향한 음해라고 발끈했지만 결과적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모양새가 됐다.
서구청장 공천을 신청했다가 불출마 선언 후 탈당한 김인식 전 대전시의회 의장은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희대의 공천 사기극이 자행됐다”며 지역 국회의원이 개입된 ‘허태정-장종태 밀약설’(시장-구청장 후보로 역할 분담)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김 전 의장은 배후에서 ‘장난’을 친 국회의원의 실명은 끝내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획과 연출을 한 주인공이 누군지는 지역 정치권 인사라면 미뤄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허·장 밀약설은 실체가 있다. 민주당의 지방자치는 자멸했다”고 개탄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리턴 공천’에 대해 ‘재활용 공천’, ‘빽도 공천’이란 비아냥이 일고 있고, 민주당 당원들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보이지 않는 정치세력이 누구인지 규명하고 책임을 지워야 한다”, “뒷구멍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비열한 놈들은 모두 탈당해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50대 당원 박모씨는 “실망스럽다.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 답답하다. 밀실공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20대 청년당원 김모씨는 “화가 난다. 당 비대위는 위기를 만드는 지도부 같다.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천을 강행하는 당의 행태를 보면서 지지를 철회하고 당을 떠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5년 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서구민 강모씨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만 혈안이 돼 있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공천을 그야말로 개판으로 망쳐 놓았다. 시민을 우롱해도 분수가 있지 어떻게 이런 공천을 할 수 있느냐”라며 “공천(公薦)을 사천(私薦)으로 변질시킨 모사꾼 같은 국회의원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비정상적’ 전략공천의 당사자인 장 전 구청장은 서구청장 출마 여부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을 피력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