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리고 마음의 병 고치고…'치유농업' 확산 나선다
2022.05.03 17:56
수정 : 2022.05.03 17:56기사원문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자원의 활용과 이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증진과 회복을 돕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일상 속 스트레스를 농촌 속 경관과 농업 활동 등을 통해 푸는 것이 대표적이다.
■'농촌에서 심리적 안정을'
농진청은 '제1차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2022~2026)'을 수립,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정부가 치유농업 육성에 적극 나선 것은 스트레스, 우울감, 생활습관성 질환관리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농촌 환경과 친환경적 농업 활동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친화적 삶, 건강·휴식을 위한 공간으로서 농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치유농업을 통해 일반인의 경우 생활·관계 스트레스, 고독감·우울감 등 감소와 예방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다.
콜센터, 방문노동자 등 감정노동 고위험 직종의 특성을 반영한 보호 매뉴얼 지원과 예방적 치유농업 프로그램도 운용할 예정이다.
종합계획의 목표는 크게 치유농업 콘텐츠 개발·확산, 농촌 활력화를 위한 치유농업 사업모델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구분된다. 농진청은 이를 위해 연구개발, 성과확산, 기반구축, 사업화 촉진 등 4개 부문별 총 13개 중점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치유농업에 관한 전략적 연구개발과 과학적 효과 검증 강화를 위해 스트레스 저감, 숙면 등 수요자의 치유 목적에 적합한 다양한 치유 자원을 발굴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신산업 창출에도 나선다. 증강현실에 기반해 가상치유 농장조성 기술 개발과 이동 약자를 위한 스마트농업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정신적, 신체적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의·과학적 측정지표 설정과 측정방법을 고도화하고 치유효과의 원리구명을 보건·의료계와 협력해 진행한다. 연구 성과 확산을 위한 거점기관도 구축한다. 치유농업에 관한 중앙기관 역할을 담당할 '치유농업확산센터'를 오는 2025년까지 경남 김해에 구축하고, 전국 도(道)농업기술원과 특·광역시농업기술센터에 지역별 치유농업시설 운영자 교육을 추진하는 '치유농업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네덜란드는 치유농장 1300곳을 조성해 거주지에서 참여가 가능하다.
각 부처의 사회서비스와 치유농장을 연계한 사업 모형도 확산한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해양치유 가능자원 발굴 연구를 통해 해양기후·경관, 해수, 염지하수, 바다모래 등 8개 자원의 효과를 확인하고 상용화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향후 개발을 완료하면 각 부처의 사업과 치유농업을 연계해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농업·심리·상담 역량을 겸비한 치유농업사를 비롯해 치유농업시설의 운영자, 치유농업 확산 전문가 등 부문별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치유농업 일자리 창출도 지원한다.
■치유농업 사회·경제적 가치 '3.7조'
농촌환경·식물·동물 등 자원을 활용해 제공하는 치유농업 서비스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3조7000억원(2017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또 제1차 종합계획 기간 중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254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349억원, 고용유발효과 1889명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국민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 마련을 위해 5년 주기로 관련 산업 규모와 치유농업시설 운영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치유농업시설, 치유농업 프로그램,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에 관한 국민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망을 구축한다.
치유농업 인증을 통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 기술이전 창업 등 현장 실용화를 위해 먼저 치유농업 프로그램 중심의 인증제 추진과 인증 심사원 양성으로 인증의 공정성도 확보한다.
치유농업을 통한 창업도 지원한다. 치유농장 창업자를 위한 창업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과 유형별 맞춤형 전문지도(컨설팅)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 치유농업 창업도 계획하고 있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종합계획 시행은 치유농업의 체계적 연구개발과 확산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다각화된 치유농업 사업 모델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농촌 활력을 도모하고, 다양한 치유농업 서비스로 국민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