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가 대표' 걸맞게 역량 강화 나선다
2022.05.03 19:03
수정 : 2022.05.03 19:03기사원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3일 새로운 슬로건 'KOREA, 국가대표 오케스트라'를 발표하고 이를 수립하기 위한 5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바꾼 이후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포부로 먼저 향후 3년 동안 전략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숙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는 이날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과 함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슬로건 발표와 함께 새로운 CI를 공개하고 슬로건에 포함된 한국을 뜻하는 영문 'KOREA'의 스펠링 한자씩을 따 △한류문화 (K-Classic Now) △역량 혁신(Orchestra No.1) △미래 인재 육성(Ready for the future) △문화 향유(Everyone Enjoys) △상생(Always the public value) 등 5개 부분 운영 전략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국립심포니의 첫 부지휘자로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인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이 발탁하고 5년 만에 상주작곡가로 신인작곡가 발굴 프로젝트인 '작곡가 아틀리에' 1기 출신인 전예은을 선정했다.
최정숙 대표는 "최근 오케스트라의 명칭에 국립을 달면서 국가 대표 악단으로서 높은 예술성과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중추적 역할이 주어졌다"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모든 역량을 응집해 클래식 음악 생태계 상생을 위한 연결을 모색하며 세계 속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국립예술단체로서의 방향성을 고민했다"고 밝히고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현재'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거시적 관점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무대의 전략적 확대
먼저 국립심포니는 최근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한류'의 경향에 더해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K-클래식의 산실 역할을 다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국립심포니는 K-클래식의 확산의 중심에 '작곡'이 자리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우선 연간 3곡 이상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발표하는 '한국 창작곡 쿼터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의 정서를 담아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기록하는 관현악곡을 시리즈로 남길 계획이다. 국립심포니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세계적 위상의 작곡가와의 협력을 이끌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외 국립예술단체와 세계적 작곡가 간 공동 위촉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세계에 한국의 음악을 알리고자 해외 유명 극장과 페스티벌 등 국제적인 음악단체와의 K-클래식 국제 클러스터를 점진적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대한민국 No.1 오케스트라로 역량 혁신
국립심포니는 예술과 기획부문의 역량 혁신으로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표성을 갖출 계획도 밝혔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능력 강화를 위해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코플런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 등 파트별 파워업 프로그램을 정기공연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기적으로 음반도 발매할 계획으로 유명 레이블과 협업을 통해 세계 유통 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의 예술성을 드러낸 작곡가의 작품을 선정하고 여성 작곡가의 작품 등 음악사에서 잊혀진 작품을 재발견할 기획 앨범을 구상 중이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국립심포니는 한국 클래식의 얼굴이자 홍보대사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술감독에 취임한 후 한국의 작곡가들에 대한 연구를 해왔는데 지난 30~40년간 수많은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이 작곡됐음을 확인했다. 숨겨진 보석같은 작품들을 발견했다.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현대음악사를 정립하고 연주회에 결과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 현대음악 등 예술감독 라일란트의 주요 레퍼토리로 꾸려진 'DR's Pick(픽)' 시리즈를 론칭해 프로그램 다양화를 꾀할 예정이다.
국립심포니의 지난 3년의 레퍼토리를 면밀히 살핀 라일란트는 국립심포니의 음악적 유산을 유지하면서도 관객들이 국립심포니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추렸다. 더불어 새로운 감상 자극을 원하는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K-콘텐츠, 비주얼 아트 등 장르 융·복합도 시도할 예정이다.
기관 운영 측면에서는 연 100회 이상의 연주 대비 74명이라는 적은 단원 수가 단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어온 바, 완성도 높은 공연과 대편성의 레퍼토리 확장을 위해 단원 충원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최정숙 대표는 "원래 국립심포니의 단원은 100명으로 정해져 있는데 지금껏 이에 못미치는 정원으로 운영돼 왔다"며 "최근 단원 5명을 1차로 충원했으며 향후 3년에 걸쳐 공석인 자리를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단원에 대한 평가 제도도 강화한다. 실연 중심의 상시 평가 제도를 도입해 연주력 향상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국립심포니만의 사운드'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기획·행정 부문 역시 성과 중심의 업무체제로의 대전환을 추진한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각 사업에 최적화된 전문 인력 육성을 골자로 한다. 국립심포니의 주력사업인 미래 세대 육성 체계 강화를 위한 조직 세분화도 진행된다. 음악 생태계 상생을 위한 기획 전문성을 높여 국립심포니만의 독보적인 역할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다.
■인재 육성 제도의 내실화
국립심포니는 내일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세 축, '연주자-작곡가-지휘자' 육성 체계를 내실화해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플랫폼으로 입지를 굳건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외 쌍방향 지원 체계 구축과 발굴을 넘어 성장을 응원하는 지원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오케스트라 연주자 육성을 위한 'KNSO 국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는 성장과 교류 중심의 지원체계로 설계된다. 우선 올해부터 아카데미 참가국이 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확장된다. 아카데미에는 오케스트라 현장 중심의 교육이 더욱 강화된다. 모의 오디션, 자기소개서 작성법 등 취업역량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신설된다. 또한 오는 11월에 내한하는 빈 필하모닉 단원과의 '마스터 클래스'를 연계하는 등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작곡가 육성을 위해서는 직접 발굴부터 곡 위촉까지 작곡가 육성 체계의 선순환을 안착시켜 창작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택수, 데릭 버멜, 니나 영 등 세계적 위상의 작곡가 멘토 그룹망을 촘촘히 연결해 한국 작곡가의 세계무대 진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지난해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를 성공적으로 이끈 국립심포니는 지휘 부문에서 한국 클래식의 국제적 위상 고취와 국내 지휘자 육성을 위한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3년 마다 개최되는 국제지휘콩쿠르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국제적 감각을 지닌 국내 지휘자를 집중 육성하고자 '젊은 지휘자 워크숍'을 진행한다.
■클래식 외연 확장
국립심포니는 '국민과 함께 울고 웃는 오케스트라'로 나아가고자 문화 향유 격차 해소 및 코로나 이후 등장한 새로운 청중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먼저 지역공연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 지역 공연 시 지역 음악가와의 협연 기회를 확대하고 공연 후 지역 음악 전공생 대상으로 멘토링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오케스트라 공연 영상의 질적 강화에도 나선다. '스코어리더'를 육성하고 해외 오케스트라 영상 기술 교류를 시도할 예정이다.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취향 중심의 렉처인 '클래식 오감회'를 개설하고 게임, 웹툰, 드라마 등 타문화 산업군과의 협력을 이어가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반응해 클래식 음악 감상 경험을 넓힐 예정이다.
■공공가치 확산
국립심포니는 지난해 지휘콩쿠르에서 국내 주요 콘서트홀과 타 오케스트라와의 연대를 이끈 경험을 십분 살려 미래 육성과 클래식 기반 조성에 있어 여러 예술기관과의 협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현수막 등 공연 폐기물의 새 활용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숙 대표는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한국 클래식 음악 생태계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악단의 족적을 살피며 국립심포니의 첫 마음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며 역량 혁신을 이끌어내 건강한 오케스트라를 우리 음악계의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 또한 국민 여러분에게는 자긍심으로 국내 클래식계에는 성장의 동반자로서 우리의 역할과 성격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