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싫어요" 어린이날 100주년 맞이 아동 차별철폐 집회
2022.05.04 14:06
수정 : 2022.05.04 14: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어린이들도 규칙을 배우고 지킬 수 있습니다. 대신 함께하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4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김나단군(9)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아동·청소년단체들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어린이 차별 철폐의 날'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제한 구역(노키즈존) 철폐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군은 "노키즈존은 어린이에게 차별"이라며 노키즈존 표시를 쓰는 대신 "조용히 해야 하면 조용히 하자는 규칙을 써달라", "안전해야 하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달라" 등을 제안했다.
오은선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이미 어린이·청소년에게 유해한 시설은 별도로 관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유 없이 운영의 편의만을 위해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게에서 뜨거운 음식을 나를 때 사고가 생길 수 있다'라는 이유라면 따뜻한 음료를 판매하는 모든 카페나 찌개를 파는 모든 음식점은 노키즈 존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난다 청소년 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또한 "'위험할 수 있으니까 조심해 달라'고 공지하는 것과 아예 존재 자체를 거부하며 '입장하지 말라'고 써 붙이는 건 다른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어떤 기준치에서 벗어난 다른 존재를 쫓아내는 데 너무 익숙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김한나양(6)은 "어른들도 아이였던 때가 있지 않나"라며 "어린이들이 노키즈존을 배워서 나중에는 혹시 어른들을 못 데려오게 할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나쁜 것을 가르치지 말라"고 말했다.
이지예양(8)은 "어린이도 예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다"며 "어른들은 못 가는 데가 없는데 어린이들은 왜 못 가는 데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은 한 사회가 시민들에게 '거절 당하는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이냐', '환대 받는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이냐'를 가르는 법"이라며 "(어린이·장애인·여성·성소수자가 거절당하지 않고 환대받으려면)무엇이 차별인지를 알고 그것을 바꿀 방법을 사회가 함께 찾기 시작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어린이들은 현수막의 빈 공간을 색칠해 '노키즈존 나빠요! 차별금지법 좋아요!'라는 문구를 완성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