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카카오 4형제'… 실적도 주가도 시원찮네
2022.05.04 18:08
수정 : 2022.05.04 19:15기사원문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4분기 매출액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31%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1조7403억원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도 컨센서스(1616억원)를 밑돌아 '사실상 성장이 정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지난해 보다 36% 늘어난 것이 영업이익 정체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은 카카오만 보인 게 아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페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어난 12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4%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170%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컨센서스를 밑돈 것이 뼈아프다. 모바일 게임 분야의 매출이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11% 감소한 것이 예상치를 밑돈 이유로 분석된다.
올해 1·4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카카오뱅크에 대해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기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컨센서스와 회사의 추정치를 하회했다"면서 "이는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충당금 적립액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네 기업 모두 지난해 하반기에 정점을 찍고 주가가 우하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 대선 이후 플랫폼 규제 완화 기대감에 반등했지만 성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다시 하락했다.
카카오는 지난 한 달 동안 10만75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17.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는 7만9500원에서 5만8500원으로 26.4% 하락했다. 특히 같은 기간 25.2% 떨어진 카카오페이의 경우 보호예수 물량까지 해제되면서 지난 2~3일 52주 신저가를 이틀 연속 경신하기도 했다.
여기에 증권사들까지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목표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카카오게임즈이다. 유진투자증권(27.3%) 이베스트투자증권(23%), 키움증권(19.5%) 등 큰 폭의 하락이다. SK증권도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20.69% 낮췄고, 교보증권, 메리츠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 주가를 각각 6.7%, 9.4% 하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쪼개기 상장', '스톡옵션' 등 부정적 이슈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악영향을 준데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인 카카오도 조정세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콘텐츠 산업(카카오), 보험업(카카오페이) 등 하반기에 신사업들이 모멘텀을 마련해줘야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