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의 귀환…이재명·안철수·홍준표, 지선·보선으로 활동 재개
2022.05.07 07:02
수정 : 2022.05.07 07:02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경선 또는 본선에서 고배를 마셨거나(홍준표·이재명) 후보 단일화로 꿈을 이루지 못한(안철수) '패장'들이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
2027년 대선을 내다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의원직을 던진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모두 이번 선거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고문은 조만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입장과 각오를 밝힐 전망이다.
이 고문은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뿐 아니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이번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 고문은 지난 3월 대선 패배 이후 약 두 달 만에 전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우선 이 고문은 이번 6·1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사수하기 위해 보궐선거 출마를 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약점으로 지적받던 '0선'의 한계를 탈피할 기회라는 점도 눈에 띈다. 입법 권력을 쥔 거대 야당의 의원으로서 대선에서 제시했던 공약들을 법안으로 실현하는 등 '실적'을 쌓을 수 있다.
더욱이 이 고문이 2년 뒤 차기 총선에서도 당선된다면 2027년 21대 대선에서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로 쌓은 행정 경험에 더해 재선의원이라는 경륜까지 갖추게 된다.
경기도에 정치 기반을 둔 이 고문이 인천에서 출마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계양을이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국민의힘이 '자객 공천'을 검토하고 있어 당선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기도 하다.
혹여 낙선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이 고문은 선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하며 대선을 중도 포기했던 안 전 위원장은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로 당권 도전의 첫발을 뗐다.
안 전 위원장은 전날(6일)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언급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고문과 마찬가지로 대권을 바라보는 안 전 위원장으로서는 원내에 진출해 존재감과 세력을 키우고, 내년 6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뒤,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시나리오다.
국민의힘으로서도 대선주자급인 안 전 위원장이 분당갑에 출마하면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보다 상대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안 전 위원장이 일종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안 전 위원장에 대한 당 내부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오랜 앙숙 관계인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일 "꽃가마는 안 태워드린다"며 안 전 위원장에 대한 전략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 전 위원장이 단수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당내 경선이라는 벽부터 넘어야 한다. 현재 분당갑 선거구에는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윤 당선인의 특보이기도 한 박민식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당선인에게 패한 뒤 국회의원으로서 정치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대구시장 출마를 결단했다.
300명 중 개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국회의원보다는 행정력을 발휘해 눈길을 모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읽힌다. 홍 후보는 재선 경남도지사 출신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서는 서재헌 전 대구동구갑 지역위원장, 정의당은 한민정 대구시당위원장을 대구시장 후보로 내세웠지만, 대구는 워낙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홍 후보의 당선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