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교통사고부터 생명 노린 범죄까지… 年 1조 가까이 샌다

      2022.05.08 17:53   수정 : 2022.05.08 20:51기사원문

최근 30대 여성 이모씨가 생명보험금 8억원을 챙길 목적으로 계곡에서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을 계기로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보험사기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이전에도 충격적인 보험사기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실제로 박모씨(당시 48세)가 지난 1974년과 1975년에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언니, 형부, 조카, 시동생, 친구까지 5명을 연쇄적으로 살인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적발된 보험 사기 살인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 아니다. 엄모씨(당시 29세)의 경우 지난 2005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편과 모친, 친오빠와 동생 등 가족들을 살해하거나 실명시키고 방화까지 저질렀다. 엄씨 주변의 사상자는 사망자 5명, 부상자 7명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보험금을 챙기기 위해 가족도 무참히 살해하는 인간 이하의 행동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따라 본지는 '보험 실화, 놈놈놈(나쁜 놈, 이상한 놈, 좋은 놈)'이라는 기획시리즈를 3부에 걸쳐 보험사기를 비롯한 보험분야 각종 실제 사례를 조명할 예정이다. 1부는 '나쁜 놈(나쁜 보험사기 사례)', 2부 '이상한 놈(이상한 보험 사례)', 3부 '좋은 놈(좋은 보험 사례)'으로 나눠 진행한다.

보험사기 금액은 연간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 사기 적발 인원도 연간 9만명을 웃돌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보험사기금액과 사례가 증가하고 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이었다. 앞서 2018년 7982억원 2019년 8809억원, 2020년 8986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보험사기 적발인원도 지난 2019년 9만2538명, 2020년 9만8826명, 2021년 9만7629명 등으로 9만명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기는 유형도 다양하다. 먼저 사고내용 조작 유형이 60.6%(5713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고의사고 16.7%(1576억원), 허위사고 15.0%(1412억원) 등 순이었다. 알려진 보험사기의 굵직한 사건이 전부 여성이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남성이 69.2%(6만7516명), 여성이 30.8%(3만113명)이다. 남성이 더 많다는 얘기다.

보험사기의 연령을 살펴보면 50대 비중이 23.0%(2만2488명)로 가장 높다. 하지만 50대 비중은 지난 2019년 25.9%에서 2021년 23.0%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20대 보험사기가 2019년 15.0%에서 2021년 19.0%로 급증하는 추세다. 20대들은 주로 자동차보험사기를 저지렀다. 고의충돌 39.9%(7405명), 음주무면허 12.6%(2341명), 운전자바꿔치기 8.2%(1525명) 등이다.

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는 줄어들고 있다.보험설계사의 보험사기는 지난 2020년 1408명에서 2021년 1178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병원종사자 및 자동차정비업자 사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병원종사자는 2020년 944명에서 2021년 1457명으로, 정비업자도 2020년 1138명에서 2021년 1699명으로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해 마련된 보험의 기능을 퇴색시키고 보험금 지급증가로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선의의 보험계약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또한 소액 보험사기가 적발되지 않을 경우 더 큰 보험사기로 확대되고 이은해 사건과 같이 보험금을 목적으로 한 살인, 방화 등 반인륜적 범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험범죄는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및 허위입원 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기가 증가할수록 건강보험 재정악화로 이어지므로 공보험도 함께 인상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보험범죄는 의료 및 보험관련 지식이 부족하면 사건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관들이 기피하는 사건이다. 따라서 특별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의견이다.


현재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시행 후 21대 국회에는 5건의 개정안이 발의 중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