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비트코인, 3만달러도 위협
2022.05.09 18:10
수정 : 2022.05.09 18:10기사원문
■연중 최저가와 200달러 차
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협정세계시(UTC) 기준 지난 5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5일 연속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은 지난 1월 말 기록한 연중 최저가 3만3184.06달러(약 4226만원)와 불과 약 200달러(약 25만원) 높은 3만3393.61달러(약 4253만원)까지 시세가 하락했다. 지난 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6만8789.63달러·약 8761만원)의 절반 이하로 시세가 고꾸라졌다.
비트코인과 함께 알트코인들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1조5300억달러(약 1940조원) 선으로 지난해 11월 기록한 2조9700억달러(약 3800조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하락하는 것은 가상자산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대외 여건 때문이다. 최근 계속된 물가상승으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6월부터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기로 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 올린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이다.
여기에 6월 1일부터 양적긴축도 실시하기로 했다. 양적긴축은 단계적으로 시행하는데 우선 매달 475억달러(약 60조원) 선으로 진행한 뒤 9월부터 950억달러(약 120조원) 수준으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도 침체에 빠졌다. 지난 5일간 코스피 지수는 2% 이상, 코스닥 지수는 3% 이상 빠졌다.
■3만달러 위태… 호재 없어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한때 5만달러(약 6300만원)를 바라보던 비트코인은 이제 3만달러(약 3800만원) 사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비트코인이 3만달러까지 떨어질 경우 약 1년 전 시세로 돌아가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현재 지지선은 3만3100달러(약 4200만원) 선이며, 그 다음 지지선은 3만2000달러(약 4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만약 이 마저도 벗어날 경우 이후엔 3만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급격한 하락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거래소로 유입되는 비트코인 양도 증가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에 유입된 비트코인 규모는 지난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은 매도를 위해 거래소로 유입되며, 거래소 유입량이 증가하면 시세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해석한다.
일단 시장에서는 미국이 오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달 발표한 3월 CPI는 8.5% 상승으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는 지난 1981년 12월 이후 40년 3개월만에 최고치였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인한 생산성 및 물동량 감소 등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 연준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강력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월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이 실행된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예측하기 힘들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상자산 시장에 약세를 불어오는 것이다.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