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려, 꽉잡아" 산책하던 남성, 한강 빠진 여학생 보자마자 전력질주 했다
2022.05.12 08:53
수정 : 2022.05.12 17: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허리띠를 이용해 한강에 빠진 여학생을 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한강 노들섬에서 한 생명을 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어제(10일) 저녁 한강 노들섬에서 걷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한 여성분이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전화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저녁 시간 노들섬에 많은 사람이 있어 이미 누군가 구했겠지라고 생각하며 한강 쪽을 바라보며 걸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문득 한강대교 아래쪽을 보니 한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보였다"며 "그때도 친구들끼리 장난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뛰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물에 빠진 사람과 주변을 살펴보니 한 사람만 옆에서 물에 빠졌다고 외치고,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그 순간부터 100m 정도를 전력 질주해서 보니, 한 여고생이 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70~80세가 되셨을 법한 할아버지가 그저 절박하게 여고생을 바라보고 있었다"며 "할아버지는 저를 보자마자 물에 뛰어들어 여학생을 구하라고 했는데, 먼저 할아버지를 진정시켰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허리띠와 사이드백 끈을 연결하고 바닥에 엎드린 다음 여학생을 향해 끈을 던졌다고 상황을 전달하며 "야! 정신 차려, 당황하지 말고 줄을 꽉 잡아"라고 소리쳤다. 여학생은 단번에 줄을 잡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당겨 여학생을 구할 수 있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119에 전화를 해 구급대원과 경찰들이 현장으로 출동했고, 이후 마무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살면서 사람의 목숨을 직접 구해본 적이 어제까지 총 3번이었다"며 "제 존재 가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분의 소중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응급상황 대처법을 공부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