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은퇴 "30년 넘은 정치인·공직자 여정 마무리"
2022.05.12 10:01
수정 : 2022.05.12 10: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12일 "오늘 국무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 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한 세대가 넘는 오랜 시간 동안많이 부족한 저를 국민의 공복으로 써주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준 국민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정부청사 별관에서 제47대 국무총리 이임사를 갖고 "정치에 처음 입문하던 시절, 시대의 정의를 밝히고 어려운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품기도 했다"며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로서 일하면서 공직이 갖는 무거운 책임감 또한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로 일한 지난 1년은 대한민국 공동체가 '코로나19'란 큰 위기를 겪은 어려운 시기였다.
김 총리는 "이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을 때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저라고 왜 없었겠습니까"라며 "매 순간 헌신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저 역시 큰 용기를 얻었고,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집단적 지혜를 모아 침착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정점을 넘어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해가는 모든 공은 바로 여러분께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직자 여러분은 밤잠을 잊어가며 매일매일의 방역 현장을 점검하고 지켜줬고, 막막한 순간에 봉착할 때마다 놀라운 아이디어로 위기를 타개했다"며 "일반공무원은 물론이고, 보건소, 소방, 경찰의 모든 직원들이 전국의 구석구석까지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사상 초유의 재난지원금 지급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여러 지원정책이 실현되기까지, 공직자 여러분들의 열정과 희생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은 결코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공급망 위기까지 겹치는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경제가 멈추지 않고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공직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스며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힘에 부치고 좌절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내가 왜 정치를 하고, 왜 공직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정치인으로서 공직자로서 삶은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엄중한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빈부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등 우리 공동체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가능 하지도 않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위기"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또 "생각이, 성별이, 세대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이런 공동체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며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다. 대한민국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갈등과 분열을 겪는 공동체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송한 마음도 드러냈다.
김 총리는 "갈등과 분열을 겪는 우리 공동체를 보면서 지난 세월 위기 때마다 한마음으로 뭉쳐 돌파해낸 국민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책임져 온 선배님들, 온몸을 바쳐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들 앞에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이민족에게 압제를 당했던 비극을 뛰어넘고 그 처절한 동족상잔의 아픔조차 극복해냈던 우리 민족 공동체의 역사를 생각하면, 정말 이럴 수는 없다"고 안타까움을 보였다.
공직을 떠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작은힘 이나마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공동체가 더 어렵고 힘없는 이웃을 보살피고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열어주는 일에서, 오늘도 공직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자기 임무를 다하는 여러분을 믿고 저 역시 언제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분에 넘치는 사랑과 격려를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