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공약 간데없고 성추행·당원명부 공방만 가열
2022.05.12 11:11
수정 : 2022.05.12 11:11기사원문
(목포=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정치1번지'로 불리는 목포시장 선거는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결과 김종식 현 시장(71)이 후보로 확정됐으며, 박홍률 전 시장(68)은 무소속으로 명예회복에 나섰다.
4년 전 선거에서는 당시 김종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0.25%p 차이(292표)로 박홍률 민주평화당 후보에 진땀승을 거뒀다.
이런 연유로 이번 대결에서는 초반부터 두 후보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역대 목포시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무소속 당선(6회 지방선거)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런 만큼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일지라도 무소속으로 또다시 출마하는 그를 상대하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열린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었던 박홍률 전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으로 본선이 아닌 당내 경선에서 김종식 시장과 맞붙었다.
하지만 공천 심사를 앞두고서 3년 전 모임에서 만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소를 당했고, 중앙당은 충분한 확인절차 없이 곧바로 제명조치했다.
이후 경찰수사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나 당 징계는 번복되지 않았다.
민주당 권리당원 명단 유출 건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당 경선을 앞두고는 목포지역위원회 8000여명의 민주당 입당원서 개인정보가 김종식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건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비대위는 즉각 조사단을 보내 입당원서 명부 유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관련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결국 경선은 100%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져 김종식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석연치 않은 결정으로 이어지면서 김종식-박홍률 양 후보간 네거티브는 극에 달했고, 지역사회에서는 김원이 국회의원(목포시)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김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목포 삼학도 특급호텔 건립을 놓고 박 전 시장이 줄곧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계속돼 왔다.
김종식 시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목포를 발전시킬 일 잘하는 시장으로 목포발전을 위한 4개의 기둥을 우뚝 세웠다"면서 "전진을 계속해 목포발전이라는 대업을 완성해야 한다"며 재선 도전을 밝혔다.
'더 큰 목포'를 위한 그랜드 비전으로 Δ미래 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통한 우량기업 유치와 일자리 16만개 창출 Δ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추진과 목포시의료원 역량 강화의 투 트랙으로 서남권 공공의료 허브도시 건설 Δ신안군과 행정통합으로 광역경제권 형성 Δ'채무 제로' 빚 없는 지자체 실현 Δ목포역 대개조로 원도심 활성화 기틀 마련 등을 내세웠다.
박홍률 전 시장은 지난 3월24일 재임시절 최대 치적인 목포해상케이블카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과 투자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큰 도시로 만들겠다"고 출마선언 했다.
경제 우선, 문화·예술·스포츠 중흥, 교육도시 목포의 명성 회복, 신안 목포 통합, 살맛나는 목포 건설 등 5가지 '미래 목포 비전'을 발표했다.
이들과 함께 여인두 정의당 후보는 전현직 시장들의 거친 대결속에서도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9대와 10대 목포시의원을 지내고 현재 정의당 전남도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제대로 된 목포 발전, 상생의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지난달 14일 출마선언에서는 "코로나라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에 휘청이는 자영업자들, 조선·건설 등 하청업체 노동자들, 목포에서 미래를 꿈꾸기 힘든 청년들, 곳곳에서 하소연하는 시민들을 대신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어 "새로운 상상력과 비전으로 환경을 살리고 지역경제 경쟁력을 키워 미래세대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내겠다"면서 "'문화 경제, 평등 복지, 감성 소통'의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이 파행을 거듭하면서 당에 대한 불신과 함께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각 후보 진영간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