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王'자 새기고 옷 벗은채 '쩍벌'로..이 그림이 표현의 자유?

      2022.05.13 08:44   수정 : 2022.05.13 17: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기념하는 거리 전시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 역대 정권을 풍자하는 그림이 걸렸다. 특히 윤 대통령의 그림은 손바닥과 이마에 '왕(王)'자를 새기고 윗옷을 그리지 않는 등 다소 노골적인 묘사로 항의가 일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광주시지회 주관으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호명 5·18거리미술전'이 지난 7일부터 진행돼 오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광주시는 이 거리 전시전에 '5·18선양사업 민간경상사업보조비' 명목으로 시비 2160만원을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비판이 잇따르자 광주시는 후원에서 시 명칭 표기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 '다단계(multistep)'에선 윤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남성이 하의만 입은 채 쩍벌 자세로 앉아 있다. 동시에 어깨에 두른 띠엔 '정치보복'이라 적혀 있으며, 손바닥과 이마엔 '王'자가 새겨져 있어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 외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만희 신천지 교주 등 종교인, 박정희·전두환 군부 독재와 재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야권 인사들을 형상화한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다.

작가는 작품 설명을 통해 '자본주의 계급도'를 모티브로 5개 층으로 묘사했다. 최상위층은 왕정 we rule you, 2번 층은 종교 we poor you 3번 층은 군인 we shoot you, 4번 층은 중산층 계급 we eat for you, 마지막 층은 we work for all.'이라고 표현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각 단계에 지금 국내 정치 이미지를 포개어 보기도 하고 5·18과 연장된 역사적 맥락 등을 겹쳐 사진을 디지털꼴라주하고 브러쉬를 덧대어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반응을 엇갈렸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며 "이해하기 쉽게 풍자가 잘됐다"는 평이 있는 반면, 현직 대통령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전시회 주최 측은 채널A에 "작가가 본인의 생각대로 이 사회를 5.18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그림으로 그린 것을 저희는 그 표현을 굉장히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참석하는 첫 국가기념일 행사다. 올해 식순에도 포함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齊唱)도 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기념식에 참석한 현직 대통령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모두 기념식에 참석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세 차례 참석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석은 취임 첫해에만 그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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