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입양아 살해 양부 항소심도 징역 22년…양모 법정구속

      2022.05.13 11:19   수정 : 2022.05.13 13:49기사원문
'화성 2세 입양아 학대 사건'의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1.5.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30대 양부의 학대와 폭행으로 두 달간 반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한 2살 입양아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2021.7.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33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양부에 대해서 항소심 법원이 원심과 같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다만, 양모에 대해서는 원심에서 선고 받은 징역 6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로 감형했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신숙희)는 13일 아동학대 살해죄 혐의로 기소된 A씨(39)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모 B씨(36)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원심판결 그대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반면, B씨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로 감경시키고 80시간의 아동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5년 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각각 내렸다.

그동안 다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처음부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B씨는 이날 실형 선고로 법정 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아동 C양(당시 생후 33개월)을 폭행했으나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심에서 살펴본 바로 A씨는 C양이 의식이 없을 때 병원으로 곧장 이송하지 않은 점, 지속적인 폭행한 점 등을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아이가 사망할 것이라고 알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B씨는 C양에 대한 A씨의 폭행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아이를 곧장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해 결국 아이는 사망했다"면서도 "다만, B씨에 대한 양형을 고려할 만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C양에 대한 직접적인 신체적 학대를 가했다는 증거는 없고 그동안 여러차례 입양을 하려고 시도한 점을 보면 어떤 목적이 아닌, 행복을 위해 C양을 입양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현재 남아있는 아이 4명이 B씨와 떨어져 있으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등 강한 애착관계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검찰의 항소는 기각하고 B씨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로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B씨가 감형받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방청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일부는 B씨를 향해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A씨는 2021년 5월8일 경기 화성시 남향읍 소재 자신의 아파트 안방에서 생후 33개월에 불과한 피해아동 C양의 왼쪽 뺨을 세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C양은 병원에 입원할 당시, 외상성 경막하출혈 반혼수상태(Semi-Coma)에 빠졌고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이 학대정황이 의심된다며 수사기관에 신고해 A씨는 붙잡혔다.

C양은 같은 해 7월11일, 인천가천대 길병원에서 두 달간 연명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수사기관 조사 결과, A씨는 범행에 앞서 2021년 4~5월 자신의 아파트 거실과 안방 등에서 C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구두주걱, 나무재질의 등긁개(일명 효자손) 등을 이용해 손바닥과 발바닥, 엉덩이를 수차례 때리는 등 학대를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의 이같은 범행을 목격하거나 예견했음에도 저지하지 않고 두둔하며 C양을 보호하지 않는 등 피해아동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2020년 8월께 경기지역 소재 한 입양기관을 통해 C양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25일 이 사건 원심 선고공판에서 법원은 A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B씨에게 징역 6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4월28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원심과 같이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B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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