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의 부활… 타이틀 방어·시즌 첫승 ‘두토끼’ 잡았다
2022.05.15 17:50
수정 : 2022.05.15 17:50기사원문
작년에 다섯번째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거둔 뒤 박민지(24·NH투자증권)가 했던 말이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랐다. 작년에 시즌 초반 5개 대회서 2승을 거뒀을 정도로 기세가 좋았던 박민지의 모습은 올 시즌 초반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가 원인이었다. 시즌 첫 타이틀 방어전이었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기권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두 차례 '톱10'에 입상하면서 점차 샷감이 살아난 게 위안거리였다.
그랬던 그가 시즌 6번째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드디어 시즌 마수걸이 우승에 성공했다. 박민지는 15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CC(파72·658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는 3개에 버디 5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황유민(19·한체대1), 황정미(23·큐캐피털), 정윤지(22·NH투자증권)의 추격을 1타차 공동 2위로 뿌리치고 정상에 우뚝 섰다. 2019년과 2020년 MBN여자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백투백 우승이자 통산 11승째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과 대상 포인트 60점을 보탠 박민지는 상금 순위와 대상 포인트가 각각 4위와 3위로 올라섰다.
황유민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박민지는 8번홀(파5)까지 황유민에게 2타 뒤지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9번홀(파4)과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13번홀(파3)에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이 홀에서 그린 미스로 황유민이 1타를 잃자 2.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타차 리드를 지킨 것.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이후 승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치달았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이로 타수가 좁혀졌고 17번홀(파5)에서 3퍼트를 범해 황유민과 11언더파로 동타가 됐다. 남은 홀은 마지막 18번홀(파4), 박민지는 두 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황유민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치고 1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전 승부를 기대했던 황유민은 마지막홀 티샷이 디봇에 빠진 게 불운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박민지는 "작년에는 갤러리가 없는 대회였다. 올해는 갤러리와 소통이 쉽지 않았는데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기쁘다"면서 "코로나19로 시즌 초반 힘들었다. 이번 대회서는 2라운드까지 안정된 플레이를 했는데 오늘은 스코어를 신경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안좋은 습관이 나와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힘들었다"고 했다.
13번홀부터 왼쪽 발바닥에 쥐가 나 고생했다는 박민지는 후배 황유민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황유민 선수는 좋아하는 동생이다. 작년에 플레이 같이 했는데 거리가 많이 나서 잘 칠 거로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잘 치더라 . 경기 내내 많이 쫄렸다"면서 "이 대회 전부터 샷감이 올라와 이번 대회서는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다. 이번 우승으로 내가 말한 목표를 이뤘다. 이제는 다음주 대회서 우승하기 위해 또 다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아마추어 아시아 랭킹 1위, 세계랭킹 4위에 랭크된 황유민은 2017년 8월20일 보그너 MBN 여자오픈의 최혜진(23·롯데) 이후 4년9개월만에 아마추어 정규투어 우승은 놓쳤으나 이날 대회장을 찾은 2만여명의 갤러리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27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가 주특기인 황유민은 오는 7월 한국여자오픈을 마친 뒤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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