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 경기침체, 확실한 위험"... EU도 고물가에 성장전망 줄하향

      2022.05.16 18:12   수정 : 2022.05.16 18:12기사원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꽤 힘들 수 있다"며 고통을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경기침체 우려가 미국 금융계로 확산되고 있다.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수석회장은 15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미 경제가 침체를 향하는지 묻는 질문에 "확실히 매우 매우 높은 위험 변수"라고 답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연방준비제도가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 있다"면서도 "연준의 수단이 (침체 가능성을) 바꾸기 위해 충분히 빠르게 효과를 내는 것을 보기 힘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일부 변수들이 "더 끈끈하게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일부 인플레 변수들은 그냥 사라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결국 끝날 것이다.
공급망 충격 일부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좀 더 끈적하게 남아 한동안 우리와 함께 계속 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EU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비해 대폭 낮췄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에 따른 가파른 물가상승 때문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집행위는 올해 EU와 유로존의 GDP 성장률을 각각 2.7%로 예상했다. 두 지역의 내년도 성장률은 각각 2.3%로 예측됐다. 집행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지난 2월 발표에서 올해 EU와 유로존의 GDP 성장률이 각각 4%라고 예상했다. 집행위는 EU와 유로존의 2023년 GDP 전망치 역시 지난 2월에 각각 2.8%, 2.7%로 추정했지만 약 3개월 만에 하향했다.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물가상승이었다. EU와 유로존의 물가는 올해 모두 6% 이상 오를 전망이다. 앞서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오는 7월에 현재 제로금리 수준인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FT는 유럽이 러시아의 천연자원, 특히 천연가스와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러시아를 상대로 금수 조치 등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집행위가 예측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EU와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경우 올해와 내년에 각각 0.2%, 1.3%에 그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은 같은 상황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3%p, 1%p씩 더 올라갈 수 있다.
유로존에서 에너지 가격과 식품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8%, 6%씩 상승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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