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이후 또 다른 폭탄 NFT서 나올 수도"

[파이낸셜뉴스] 가치안정화코인(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자매코인' 루나(LUNA)로 대표되던 '테라' 생태계가 하루 아침에 붕괴, 시장에 충격을 준 가운데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시장도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해 수십억원에 거래된 NFT 가격이 수천만원대까지 하락하며 '거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투기 거래 만연 NFT도 붕괴 위험"

17일 외신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최근 '테라 사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탈중앙화금융(디파이, DeFi)이나 가상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과 같이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가상자산 분야에서 과열과 청산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 세계 금리가 인상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유동성을 줄이면서 가장 투기적이고 레버리지가 많았던 분야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NFT와 메타버스 가상공간(랜드)를 투기 거래가 만연하는 위험 분야로 꼽았다. 보고서는 "NFT와 랜드 투자자들은 다른 구매자가 자신이 구매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해당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며 "실제 사용자 수요가 제한된 상태에서 투기 거래로 인해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최근 발간한 NFT 보고서를 인용해 NFT 거래량이 2월 중순 39억달러(약 4조 9721억원)에서 3월 중순 9억6400만(약 1조 229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 번의 사고가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키웠고 가상자산이 어떤 가격에 거래돼야 하는 지에 대한 광범위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35억' 잭 도시 NFT, 경매서 수천만원 입찰..'거품' 논란

NFT 시장의 거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290만달러(약 35억7541만원)에 팔렸던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번째 트윗 NFT가 지난 4월 다시 경매에 나왔는데, 응찰가가 고작 수만달러 수준에 그치며 거품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해당 NFT는 잭 도시가 트위터 개발을 마치고 처음 올린 트윗 "내 트위터를 설정하는 중(just setting up my twttr)"이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NFT 거품 붕괴의 시작'이라는 극단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를 예언해 주목받은 미국의 경영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잭 도시 트위터 NFT 경매 소식을 전하며 "NFT 거품이 터지기 시작했다"며 "불합리한 것이 불합리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높은 이자율이 전부"라고 트윗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시적인 거품 붕괴는 있을 수 있어도 NFT 산업 자체의 붕괴로까지 이어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명 NFT 컬렉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가 전용 커뮤니티의 출입증 역할을 하거나 플레이투언(P2E) 게임의 아이템 역할을 NFT가 하는 등 NFT의 효용성이 커지고 있어 급격한 거품 붕괴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인터넷도 초기에는 거품이 있었고 결국 그것은 터졌다"라며 "하지만 그것이 인터넷을 말살시키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NFT의) 기술 자체는 충분히 강력하다"며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길게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