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총출동한 정부여당···정작 예산은 ‘싹둑’
2022.05.18 21:26
수정 : 2022.05.18 21: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측 인사 100여명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월 정신을 지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정작 5.18 운동 진상규명 사업 예산을 2억원 이상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에서는 "말로만 5·18 정신 계승을 외쳐선 안 된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2022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소관 총지출은 134억 7700만원으로, 1차 추경(137억3900만원) 대비 2억 6200만원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과 당정 협의를 통해 59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확정하고 지난 13일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2월 문재인 정부 추경과 달리, 윤석열 정부 추경안에서는 5·18진상규명지원사업 예산이 줄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올해 1차 추경(16조9000억원)에서는 세출 구조조정 없이 국채발행과 기금재원, 세계잉여금으로 재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차 추경안(59조 4000억원) 재원 조달 중 하나의 방법으로 세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세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지원사업 예산이 감액된 것이다.
관련 예산을 감액한 정부는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맞아 '5월 정신'에 힘을 싣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광주에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윤 대통령과 초대 내각 장관들, 국민의힘 의원 109명 대부분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까지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진상 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등 5.18 운동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꼽혀왔던 의제들은 제외됐다. 실제 이번 대통령 기념사에 ‘진상규명’이라는 단어는 올라있지 않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기념식 직후 ”아직 진실이 다 밝혀지지 않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5·18 정신이 받들어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예산 감액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상임위원회에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 ‘강제 동원령’까지 내렸다고 하는데 말로만 협치, 5·18 정신 계승을 외쳐서는 안 된다”며 “추경안에서 예산을 감액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 상당히 부적절하다.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상임위원회,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