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방식 필요없다, 공공주도 재개발 사업 추진해달라"

      2022.05.19 18:08   수정 : 2022.05.19 18:08기사원문
새정부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연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급대책인 공공 주도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조짐을 보이자 해당 후보지 주민들이 빠른 사업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재개발 신속 추진해야"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공공재개발 후보지 24곳 대표들의 모임인 '전국공공재개발사업협의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신속한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협의회는 서울시와 국토부에 성명서를 통해 "주민이 아닌 대리인으로 고용된 사람들과 빌라업자, 투기꾼 세력으로 구성된 소위 비대위들이 최근 공공재개발 반대 시위를 벌인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공공재개발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실제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서울 시내 17곳, 수도권 4곳 등 21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윤석열 정부는 공공재개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며 시위를 열었다. 비대위는 흑석2구역을 예로들며 "주민 300명 중 상가소유자 140명이 토지의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지만, 토지 면적이 아닌 토지소유자의 수로 신청을 받아 사업 추진의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도 민간 개발 활성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전 정부의 공공 재개발 사업들이 정체되는 분위기다. 인수위는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주민·지자체 반대 등으로 속도감 있는 추진이 곤란한 사업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난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단축시켜준다며 사전기획을 도입했는데, 이 때문에 동의율을 다 채운 곳들의 정비구역 수립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반대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사전기획 절차 간소화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심복합사업 열기도 여전

공공 주도 개발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인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도 개발 방식을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이 첨예하다. 신길4구역 재개발민간추진위원회는 지난달 "도심복합사업은 관련 법에도 없는 후보지 선정을 강행해 주민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노형욱 전 국토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고소했다. 이들은 주민 75%의 동의를 받아 민간재개발을 추진하던 곳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같은 구역의 3080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도심복합사업에 찬성하는 주민 57%의 동의서를 징구했다"며 "민간재개발 추진위에서 국토부에 보낸 도심복합사업 철회 동의서에서 허위서류도 발견됐고, 공공 주도 찬성 동의서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업성과 고도제한 등에 묶여 민간 재개발 대신 도심복합사업을 희망하는 구역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 봉제산 일대 재개발 주민 연합은 오는 21일 6·1지방선거 강서구청장 여야 후보를 초청해 재개발 정책 대담을 연다. 연합을 구성한 9개 구역 중 △화곡본동1구역 △화곡본동2구역 △화곡본동3구역 △화곡본동4구역 △화곡2종 주민센터인근(국회대로) 등 총 5개 구역이 도심복합사업을 희망하고 있다.


연합 관계자는 "재개발 부담금이 부담스러운 분들이 많은데, 이들의 재정착을 위해서라도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이 필요하다"며 "도심복합사업을 희망하는 구역 대부분이 동의율 50%를 넘긴 만큼, 정부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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