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시작해 자동차로 매듭…기술동맹 굳힌 한·미

      2022.05.22 18:33   수정 : 2022.05.22 22:24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박3일간 방한 일정이 22일 마무리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북핵동맹 수준을 뛰어넘어 경제안보, 기술동맹으로까지 양국 간 전략적 동맹관계를 역대 최상급으로 격상시켰다.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 외에도 미사일·전투기 등 다양한 전략자산을 적시에 제공키로 하는 등 기존 보수적 핵 운용방식에서 벗어나 '핵에는 핵'이라는 '실천하는 대치 핵동맹'으로 안보동맹 수준도 끌어올렸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등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 경제안보 동맹을 강화하고, 기존 핵동맹도 깊이와 수준을 격상시키는 등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양국 관계를 진화시켰다.



경제안보 동맹의 일환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총 105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면담 후 "미국 전기차 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55억달러(약 6조8000억원) 외에 오는 2025년까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에 50억달러(약 6조2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해 다양한 기술분야에서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고,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도 갖추기로 했다.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미국 정부의 계획에 맞춰 현지 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물론 기존 삼성전자의 170억달러(약 21조원) 투자를 거론하며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를 통한 경제협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해 준 것을 환영한다. 이런 투자로 양국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이고, 우리의 공급망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공급망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양국 경제의 경쟁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간 치열한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구도에서 한국 기업의 이번 대규모 투자가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작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윤 대통령도 "우리 두 사람은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그 이행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기존 안보동맹과 함께 경제안보·기술동맹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선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공급망과 외환시장 안정화, 원전수출·스마트원전과 같은 첨단산업·기술협력에 합의하면서 '한미 기술동맹' 구축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협력 강화와 해외 원전수출 협력, 한미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외환시장 협의로 금융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병덕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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